[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문인들에게는 '문방사우'가 있었습니다. 서재에서 만날 수 있는 네 명의 친구로, 붓과 먹, 종이, 벼루 등이 그들에겐 '공부방 친구' 였습니다.
이 문방사우가 현대인에게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사무실 생활이나 학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컴퓨터(노트북)와 마우스, 키보드, 스마트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과거 붓과 먹, 종이를 모두 하나로 통합시키기도 했지요.
◇조선시대 문인들의 '문방사우'와 현대인의 '문방사우'.(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뉴스토마토)
여기서 마우스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친구 중 하나입니다. 빈번하게 사용하다 보니 소모품이라는 생각에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마트폰 만큼이나 자주 손에 쥐는 물건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건강을 생각한 제품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식상한 모양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디자인과 가치를 담고 있는 제품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쥐를 닮았다고 해서 '마우스'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참고로 오늘 소개해 드릴 제품들은 쥐의 꼬리인 선이 없는 '무선 마우스'입니다.
◇왼쪽부터 로지텍의 '퍼포먼스 MX', 로지텍 '애니웨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크 터치'.(사진=곽보연기자)
◇유리·대리석에서도 사용 OK!..'애니웨어' OK!
이번에 제가 사용해본 제품들은 각가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종류의 마우스입니다. 우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모양의 로지텍 '애니워어 마우스 M905'를 소개해 드립니다.
◇로지텍의 '애니웨어 마우스 M905'. 보편적인 마우스 모양으로 생겼지만 엄지와 약지가 닿는 부분이 부드럽고 미끄러지지 않는 소재로 제작돼 사용감이 좋다.(사진=곽보연기자)
기존의 '광마우스'는 본체에서 발사한 빛이 반사되면 센서가 그것을 감지해 작동하는 구조로 이뤄졌습니다. 광마우스는 과거 휠마우스와 달리 금방 닳을 일이 없어 내구성이 좋았고 무게도 훨씬 가벼워 휴대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다만 광마우스의 한계라면 유리나 대리석에서는 사용이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애니웨어(뜻: 어디에서든지)'는 빛이 굴절되는 유리와 대리석은 물론 어떤 곳에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다크필드 레이저 트래킹'이라는 기술 덕분입니다.
기존 마우스는 표면조직의 불균일성을 감지해 작동했기 때문에 유리나 대리석 등 매끄러운 고광택 표면에서는 움직임을 추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애니웨어는 다크필드 현미경을 탑재해 유리표면 상의 미세한 입자와 결까지도 감지해 트래킹을 한다고 합니다.
무선마우스들의 사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손톱만한 작은 크기의 수신기를 노트북에 꽂고 제품의 전원을 켜주기만 하면 됩니다.
◇로지텍의 초소형 '유니파잉(Unifying) 수신기'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초소형 수신기.(사진=곽보연기자)
애니웨어의 스크롤은 움직임에 전혀 걸림이 없습니다. 스크롤을 한번 회전해 주면 웹 페이지의 가장 윗부분부터 아랫부분까지 초고속으로 내려가는데요, 문서를 조금씩 내리고 싶을 때에도 조작이 미숙한 탓에 스크롤이 확확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걸림이 있는 스크롤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애니웨어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썸(Thumb) 버튼'을 마련해놨습니다. 윗 버튼을 누르면 웹페이지에서 '앞으로' 기능이 작동하고, 아랫 버튼을 누르면 '뒤로' 기능이 작동합니다. 특히 웹 서핑을 할 때 유용합니다.
◇한손에 들어오는 컴팩트한 사이즈의 애니웨어는 제품 왼쪽면에 '썸버튼'이 있어 웹 서핑을 용이하게 했다.(사진=곽보연기자)
다만 애니웨어는 다소 무게감이 있는 제품입니다. 사용에는 안정감을 주는 편이지만 휴대하고 다닐 때는 무게를 어느 정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구브렸다 폈다 新개념 마우스..MS '아크 터치'
처음 이 제품을 꺼냈을 때 이게 마우슨지 패드인지 분간이 잘 안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크 터치는 정말 새로운 제품입니다. 사용할 때는 제품을 구부리고, 보관할 때는 다시 평평하게 펴면 됩니다.
◇MS의 '아크 터치'. 이 제품은 인체공학적 설계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디자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사진=곽보연기자)
제품이 얇아지면서 무게도 가벼워졌기 때문에 휴대성 면에서는 정말 우수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이 제품은 상당 기간 적응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개념의 마우스인 아크 터치는 가운데 스크롤이 휠 타입이 아닌 터치 타입으로 개발됐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스크롤 사용법과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아크 터치는 '수직 스크롤링'이라는 기법을 씁니다. 손가락으로 터치할 때마다 햅틱 피드백이 오는데요, 가령 화면을 빨리 내리면 스크롤 속도가 빨라지면서 패드에서 강한 진동이 옵니다. 터치를 살살 해줄 경우엔 속도도 느리고 햅틱도 약한 진동으로 바뀝니다.
◇아크 터치는 휠 타입이 아닌 터치 타입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햅틱 피드백이 있어 스크롤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사진=곽보연기자)
터치 스크롤은 조작성만 익히면 아주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품을 쥐었을 때 기존의 마우스와 달리 텅 빈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딱히 둘 곳이 없어집니다. 또 애니웨어와 달리 '블루트랙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유리나 반사되는 표면에서는 작동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수신기를 보관할 때는 아크 터치의 '배'를 이용하면 됩니다. 수신기가 자석처럼 제품 하단에 착 붙기 때문에 분실에 대한 우려는 잠시 덜어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 보증 3년에 '안심'..가격은 '움찔'
로지텍과 MS는 모두 3년간 제조사가 하드웨어 보증을 섭니다. 특히 로지텍의 경우 소비자를 춤추게 하는 AS로도 유명한데요, 온라인상의 유명 IT포털에서는 로지텍의 AS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MS도 AS에서는 뒤지지 않는데요, 제품 일련번호를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제품에 대한 수신기를 분실했을 경우에도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일부 고가 프리미엄 제품에만 한정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기가 해당하는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오늘 살펴본 제품들의 가격은 출고가 기준 MS '아크 터치'가 7만원대로 가장 저렴한 편이구요, 로지텍 '애니웨어'는 10만9000원입니다. 프리미엄 제품인 로지텍 '퍼포먼스 MX'(맨 윗 사진)의 경우 가격이 15만9000원으로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이나 유선마우스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고가'입니다.
그나마 출시된지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많게는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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