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계열사간 자금대여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보다 수월하게 경영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9일까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접수된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 대여건수'는 132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74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78% 늘어난 수치다.
월 평균으로 치면 16건의 대여접수신고가 발생했다. 올해 1월달 들어서는 무려 30건의 자금 대여 건수가 발생하며 월별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몇년간 코스모그룹 계열사들은 계열사간 자금 대여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고 있다. 지난해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글로벌(129억원),
코스모화학(005420)(87억원), 마루망코리아(39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대여 받았다.
코스모그룹 계열사 마루망코리아는 지난 7월에만 약 3차례에 걸쳐 코스모산업(16억원), 코스모글로벌(45억원), 코스모건설(12억원)에게 총 73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했다.
자금을 조달받는 기업은 대부분 비(非)상장법인으로 기본적으로 영업손실은 늘어나고 자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는 등 악화된 경영여건으로 인해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행에서 저이자율을 보장받기 어렵고, 회사채 시장에서의 발행도 쉽지 않아 불가피하게 계열사를 통해 자금조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7일
효성ITX(094280)는 계열사인 휴대폰 키패드 공급업체인 자회사 갤럭시아 디바이스에 25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자금을 대여받는 갤럭시아 디바이스는 현재 실적난에 시달리고 있다. 재작년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107억원에 육박했다.
대성합동지주(005620) 대성산업에게 지난 5월에만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했다. 대성산업은 지난 2010년 인적분할 이후 2011년, 2012년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회사채는 A0에서 A-로 각각 낮아진 상태다.
올 초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월드에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랜드월드는 현재 현재 차입금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며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같은 계열사간 자금대여가 경영악화 기업의 유동성을 공급해준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이지만 자금을 대여해주는 쪽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된 계열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다 모기업이나 또 다른 계열회사가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일시적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는 괜찮을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서로 위험해질 수 도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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