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부동산폭등기 2006년에 매몰된 '국회'
2013-07-18 15:56:14 2013-07-18 15:59:15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시장 마지막 급등기였던 2006년 이후 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부터 찾아온 장기 침체로 투기·투자처였던 주택시장의 매력이 사라지며 투기 수요는 물 밑으로 가라앉고 실수요자가 시장의 중요 고객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주택공급률은 100%에 육박할 정도로 총량적인 측면으로 보면  집부족 시대도 끝이 났다고 봐야지요. 미분양이 남아돌아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고민인 시대입니다.
 
과거 주택시장은 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흘러갔지만 최근에는 소규모 가구 중심의 중소형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1~2인가구가 급증하며 임대목적의 초소형 주택이 비주류에서 주류로 떠올랐죠.
 
부동산1번지인 강남3구는 여전히 최고가 주택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지만 예전같은 '한방'은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과 강남아줌마가 한판 승부를 벌일 정도로 부동산광풍이 휘몰아치며 집값은 정말이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었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며 아쉬움을 달래는 분들, 많으시겠죠.
 
하지만 요즘은 하염없이 곤두박질 치는 집값에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같은 신용 질환이 드러난 지 오래입니다. 이 모든 변화의 순간순간이 모여 벌써 대통령이 3번이나 바뀌는 세월이 흘러버렸네요.
 
이처럼 세상은 많은 것이 변했지만 유독 2006년과 똑같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시장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국회입니다.
 
(사진=한승수)
 
국회는 아직도 2006년 부동산 광풍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단기보유 양도세 중과세,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광풍기에 도입된 대표적인 부동산규제를 꽉 쥐고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부너 2007년 여정부 5년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34.0%, 서울은 52.9% 상승했습니다. 분명 이를 진정키기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었죠.
 
반면 MB정부 5년간 전국 아파트값은 16.6% 상승했습니다. 서울은 1.5% 하락했죠. 지방과 서울의 디커플링 현상이 일어났고, 부동산중심이라던 서울은 장기 하락에 빠졌습니다.
 
과거의 대세 급등기는 완전히 끝나고 시기와 지역적 특색에 맞는 탄력적인 부동산 운용법이 필요한 시기인데요.
 
그런데 국회는 부자감세와 집값 급등 재발 우려 등을 이유로 규제 완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야당의 답변은 한결같습니다.
 
야권의 한 정당을 지지하는 한 건설업자는 국회가 뭔가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할 야당이 변화에 주저하고 있고, 기존 시스템을 유지시켜야 할 여당은 변화를 원하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딱히 여당이 잘하고 있는 모습도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습니다. 내심 같은 생각을 하고 있거나, 혹여나 효과가 없으면 어쩌나 겁을 내는 것이죠.
 
규제 완화 거부로 시장이 붕괴 직전에 몰렸다는 비난을 야당에 떠넘긴 채 뒷짐을 지고 있는 여당도 시장의 손가락질을 받기는 마찬가진데요.
 
예전에 만난 한 야당 국회위원은 "부동산규제를 푸는 것에 대해 야당에서도 고민이 많은데 여당이나 정부에서 이를 풀었을 경우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 거라는 증거를 가져오지 않는다"면서 "딱히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데 무리해서 규제 완화에 나설 (야당) 의원은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는 분양가상한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맞바꾼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한 흥정인데요. 
 
분양가상한제는 야당에서 집값 불안과 건설사 배불려주기라는 이유로 야당의 불가침영역 중 하나고, 전월세상한제는 도입과 동시에 전셋값 폭등을 불러올 수 있어 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이를 두고 여·여가 엿바꿔 먹듯 서로를 위해 필요한 법 개정에 정략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것입니다.
 
받을게 있으면 먼저 일부를 내주는 것이 정치적 전략이라지만 국회는 부동산규제를 시장 안정을 위해서가 아닌 당리당략에 따른 협상 카드로만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진정으로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주시하고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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