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식의인터넷뒤집기)아키에이지, 제작비 회수는 언제쯤?
2013-07-18 15:13:50 2013-07-18 15:16:5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게임업계 많은 사람들이 올해 최대 기대신작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를 꼽았습니다. ‘바람의나라’와 ‘리니지’의 개발주역인 송재경씨가 대표로 있는 엑스엘게임즈가 만들었다는 점, 방대한 스케일과 콘텐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높은 자유도 등 여러 모로 화젯거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자본의 힘’이 존재했는데요. 아키에이지를 만드는 데 지난 6년간 수백억원의 제작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됩니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사에게는 크게 어렵지 않겠지만 엑스엘게임즈의 경우 독립 개발사라는 점에서 꽤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감독과 배우가 투자자, 배급사를 찾아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만들고 흥행시킨 이후 수익을 배분하는 셈입니다. 과거 온라인게임으로 비슷한 사례로는 테라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키에이지가 이 과정들을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키에이지는 게임업계에서 개발자로서 최고의 명망을 가진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주도해서 제작한 게임입니다. 덕분에 자본유치 과정은 상당히 여유롭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엑스엘게임즈의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을 합치면 94억5000만원입니다. 아키에이지가 수백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는 사실을 살펴볼 때 예상 외로 외부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만의 게임사인 기가미디어와 네오위즈가 지분율 14.6%에 해당하는 전환우선주를 인수했을 뿐입니다.
 
엑스엘게임즈는 주로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2009년 스탁인베스트먼트, NHN,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150억원의 프로젝트 투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조건은 게임 순매출액의 30%를 국내 상용화 이후 4년이 지날 때까지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4년 안에 상환대금을 맞추지 못한다면 배분기간은 연기됩니다. 반면 4년 안에 배분금액이 550억원을 넘으면 계약은 종료됩니다.
 
그리고 엑스엘게임즈는 6% 이자율로 총 2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유치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차입처가 비금융기관인 것으로 미뤄봤을 때 아마도 송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게임사 오너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키에이지가 거두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 상용화 초반 언론보도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6%, 월매출 4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400억~500억원을 벌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의 인기와 리니지와 같은 고전 MMORPG의 선전으로 이용률은 나날이 떨어져만 갔습니다. 여기에 불법 프로그램과 CS직원 욕설 파문 등 악재가 터짐으로써 시장점유율 1%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따라서 원래 기대했던 매출액을 거두지 못할 것이며, 제작비 회수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아키에이지의 해외진출이 곧 예정돼 매출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여전히 회사주식 대부분을 창업멤버가 소유하고 있는 터라 언제든지 외부투자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개발에 들어간 신작 ‘문명온라인’도 시장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베스트멤버가 구성돼 외부로부터 대규모 자본금을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이로 인해 온라인게임 투자시장이 위축될까 하는 우려가 드는데요. 부디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와 해외사업이 좋은 성과를 내 현재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성공사례로 남길 희망합니다.
 
◇ 아키에이지 (사진제공=엑스엘게임즈)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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