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앵커 : CJ그룹의 탈세,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집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이 CJ그룹의 비자금 출처를 캐내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모습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현진 기자,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압수수색했다면서요?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오늘 오후 1시40분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서울 장충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7~9명을 보내 그룹 재무팀으로부터 보고받은 문서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의 CJ그룹 수사는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CJ그룹 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센터, 장충동 경영연구소, 임직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구체화 됐었는데요. 검찰은 이 당시 이 회장의 자택, 자동차,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은 기각됐고, 자동차,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역시 이 회장의 소재파악을 하지 못해 집행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은 발부 받은 압수수색 영장의 유효기간이 끝나 영장을 재청구했고 이번에는 자택 등이 포함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현재 이 회장에 대한 의혹제기가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이 회장의 의혹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 이 회장은 국내 비상장법인을 이용해 비자금 일부를 축적하거나 관리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차명계좌와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역외탈세를 벌이거나 자사주 거래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2001년에서 2008년까지 서미갤러리로부터 해외 미술품 142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구입가격을 실제 지급한 돈보다 부풀려 장부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이 회장 일가가 이병철 회장 등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차명재산을 비자금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적게는 3000억원에서 많게는 9000억원에 이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어제는 신한은행 본점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 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어제 신한은행 본점에 대해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CJ그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신한은행 도쿄지점이 2007년 1월 CJ그룹 일본법인장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팬재팬'에 240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관련 내역을 살펴보던 중 팬재팬의 대출액 일부인 25억을 CJ그룹이 대신 변제해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수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팬재팬은 CJ그룹의 정식 계열사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재팬이 24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은행 측에 내놓은 담보가 CJ그룹 일본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 수상한 점이 많군요. 이를 통해 검찰이 확인하려는 것은 뭔가요?
기자 : CJ그룹의 비자금 뿌리를 확인하기 위해섭니다. CJ그룹은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아카사카에 위치한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하고 임대 수익을 국외에 은닉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검찰은 대출금 일부가 해외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거나 반대로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일부가 일본 부동산 매입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팬재팬이 CJ그룹 측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이고 이 회사를 통해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회사자금 횡령이나 자금세탁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CJ가 팬재팬을 대신해 제공한 대출 변제금의 흐름을 쫒다보면 CJ그룹의 비자금 뿌리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 향후 수사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기자 : 검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검찰은 수사 본류가 비자금과 탈세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CJ그룹의 조직직인 주가조작, 세무조사 로비 등 관련 혐의가 나올 경우 언제든지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검찰은 현재 CJ그룹 임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자금 흐름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임직원 조사, 압수물 분석 등이 완료 되는대로 이재현 회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흥미로운 건 이번 검찰의 CJ수사에 대해 음모론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검찰은 어떤 반응입니까?
이번 수사에 대해 항간에서는 MB정권 핵심 측근이었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친분이 있다는 점, 이들이 모두 고대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전 정권 사정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그룹이 현재 CJ그룹과 선대회장 유산문제를 둘러싸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놓고 검찰이 삼성편에서 CJ를 표적 수사한다는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충분한 내사를 한 상태에서 시기가 무르익어 수사를 시작한 것이라며 음모론을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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