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어닝쇼크, 2010년 '저가수주' 부메랑
2013-05-20 15:13:29 2013-05-20 15:16:3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1분기 선박용 후판 등 원재료비 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은 조선경기 침체에 따라 '저가수주'에 나섰던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3대 조선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 2011년 1분기부터 현재까지 2년 정도의 수주잔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따른 저가수주 물량이 늘면서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건조경험이 없었던 파이프 매설선 등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적자가 발생해 실적 감소폭을 키웠다.
 
 
지난주 발표된 연결실적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매출액은 3조2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감소했다.
 
전 분기에 비해 조선과 해양매출이 모두 감소하면서 매출은 15.8%, 영업이익은 23.8% 줄었다.
 
상선 매출액은 지난 4분기 1조67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감소했고, 해양 매출액은 1조57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자회사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선박 건조과정에서 예상됐던 손실 규모가 축소돼 100억~150억원 가량의 공사손실충당금이 환입되면서 전 분기 대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힘을 보탰다.
 
◇대우조선해양은 저가수주 물량과 미경험 선박 비용이 증가하면서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스토마토 자료)
 
1분기 어닝쇼크의 가장 큰 요인은 저가수주 물량 증가였다.
 
2008년부터 계속된 조선업 불황으로 선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신규 발주는 급감하면서 조선업체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졌다.
 
전체 선가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조선업의 특성 상 배를 만드는 도크를 비워두기 보다는 싼 가격이라도 일감을 가져오는 편이 기본 운영비라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2010년 142.2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2011년 139포인트로 조금 올랐다가 지난해 126.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하반기에 비해 35% 가량 감소한 수치다.
 
보통 저가수주 여부는 수주 물량이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2~3년 후 쯤 판단할 수 있는데 이번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은 지난 2010년 수주 물량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이 시기의 해양프로젝트 수주 단가가 2011년, 2012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2010년 당시 수주했던 파이프 매설선 등 처음 수주한 설비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설비를 건조할 때 맨 처음 건조된 선박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자되고 뒤로 갈수록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4월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바지(Barge) 시추선을 비롯해 그해 6월과 8월 각각 해양설치선(6억달러)과 파이프설치선(3억달러) 1척씩을 수주했다. 이듬해 11월에는 5억달러 상당의 파이프 설치선 2척 등을 추가로 수주했다.
 
이 중 아직 파이프 설치선 3척이 남아 있어 이들 물량이 선주사에 인도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달 말 기준 수주금액은 탱커 4척(2억달러), 해양플랜트 2기(27억달러) 등 총 29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당분간 저가수주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가 지나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며 "저가 수주 물량이 앞으로 2~3년 내 수익성 악화를 몰고 올 시한폭탄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도크 설비와 인력을 놀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선박을 수주하려는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가 수주 경쟁은 결국 선가가 회복되고 발주량이 증가하는 등 전 세계 조선업황이 개선돼야 멈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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