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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망까지 퍼진 휴대폰 보조금, '태풍의 눈' 되나?
갤3·옵G 등 하이마트·전자랜드서 20만원 전후에 판매
2013-02-18 15:35:03 2013-02-18 15:37:29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최근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대형 유통사에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향후 휴대폰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의 영업정지 기간이었던 이달 초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시작으로 하이마트, 전자랜드, LG베스트샵 등을 통해 고사양 스마트폰이 20만원 전후의 가격에 팔렸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 중단되다 보니 특히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번호이동 조건의 스팟성 정책이 활기를 띄었다.
 
지난 11일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는 KT 번호이동 조건으로 갤럭시S3가 할부원금 18만4000원에 판매됐으며 'LTE 뭉치면 올레'로 TV와 인터넷까지 묶을 경우 10만원의 추가할인까지 제공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주말 하이마트에서는 LG유플러스 번호이동 조건으로 옵티머스G가 할부원금 18만원, 전자랜드에서는 16만7000원에 판매됐다. 또 LG베스트샵에서는 KT 번호이동 조건으로 옵티머스G가 18만4000원에 판매됐다.
 
일시적으로 물량이 풀리긴 했지만 100만원에 육박하는 단말기를 20만원 전후에 살 수 있는 기회여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몇몇 휴대폰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정한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건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방통위의 보조금 규정을 초과했다는 점만 지목할 것이 아니라, 가격 책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제조사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는 한편 유통망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형 유통망을 통한 휴대폰 판매가 판매망의 다변화로 이어질 경우, 단말기자급제(블랙리스트제도)의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출하고 있다.
 
단말기자급제는 유통망 다변화를 통해 휴대폰 가격의 현실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시작됐지만 단말기 부족과 단순한 유통망 등으로 인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알뜰폰(MVNO)업계에서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대형 유통망까지 점령할 경우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알뜰폰의 장점이 저렴한 요금에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대형 유통망에서 저렴한 휴대폰을 판매하게 되면 알뜰폰의 장점이 퇴색돼 자연스레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알뜰폰 관계자는 "지금 이 구조는 누군가는 혜택을 보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구조"라며 "단지 원하는 단말기에 보조금을 얼마나 많이 주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비 인하 등 의미있는 경쟁을 하려고 알뜰폰을 도입했지만 보조금의 장벽에 부딪쳤다"며 "보조금 경쟁이 아닌 정상적인 경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인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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