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불산 누출 논란 어디까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삼성이 제출한 불산 사건 경위 의심스러워"
2013-02-06 18:15:31 2013-02-06 21:46:49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해 노동부가 국회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삼성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은 이번 불산 사고에 대한 정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실 규명과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영표, 심상정 의원 등 4명은 6일 국회에서 최근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사고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일과 건강, 민주노총 등이 주관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환노위로부터 참석을 권고받았던 환경부 관계자는 끝내 불참했다.
 
이날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일반적으로 위험물질을 사용하는 공장은 자체적인 방제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하지만 삼성반도체는 규모가 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방제계획서가 아니라 '공정안전보고서'로 이를 대체했다고 하는데, 그 보고서를 공유하자고 국회에서 제의했으나 아직도 노동부가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일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삼성전자, 구미화학물질 누출사고의 문제점과 지역주민의 알권리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의 방향' 토론회.
 
박석운 원진직업병관리재단 상임이사도 이번 사안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안 고치는 격"이라며 "삼성반도체를 그냥 이런식으로 놔두게 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고가) 다가올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측은 심상정 의원이 화성공장 현장을 방문한 이후 삼성으로부터 제출 받은 사건경위 자료에 여전히 의심스러운 점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윤근 박사는 "처음 불산에 1차 노출된 노동자가 왜 곧바로 병원 후송이 이뤄지지 않고 다시 작업 현장에 투입되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구소가 공개한 미국의 불산 누출 응급구조 매뉴얼에 따르면 누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즉시 흐르는 물로 씻어낸 후 중화연고를 바르고 병원으로 후송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병원으로 후송된 이후 24~48시간 동안 관찰 조치 후 문제가 없으면 퇴원 수속을 밟는 것이 원칙이다.
 
삼성은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박 모씨가 병원에 후송됐을 당시엔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박사는 "삼성은 불산의 독성학적 특성을 무시하고 1차 노출 후에 보이는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자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심각성을 간과하고 즉각적인 후송 조치를 취하지 않은 오류를 범했다"며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반도체 공장 인근 주민들의 '알권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그는 "공장에 인접한 지역 주민들은 평소에 그 공장에서 어떤 위험한 물질을 취급해왔고, 그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혀 관련 정보를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인근 주민들은 불산 누출 사고 이후 지난달 열린 주민설명회를 통해 화성공장에서 사용되는 연간 유독물질 사용량을 최초로 인지한 바 있다. 당시 삼성반도체는 화성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불산의 양이 연간 12만톤, 기흥사업장은 10만톤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더 큰 문제는 유해물질 누출과 관련한 관련 부처의 대응 체계다. 국내 대형 반도체업체의 한 관계자는 "구미 불산 사고 때에도 처음에는 불산을 고압가스로 착각해 가스안전공사가 나섰지만 이후 지식경제부가 불산가스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환경부 소관으로 넘어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부처별로 대상물질과 관리기준이 제각각인 탓이다. 이 박사는 "조치는 느리고, 은폐·축소는 신속하게, 그리고 조사는 비과학적으로 진행하면서 주민들이 정부가 발표한 결과들을 신뢰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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