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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만이 살길'..보험업계, 건물 매입 '러시'
저금리 따른 역마진 우려..자산운용 수익률 제고 기대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 등 국내외 건물 사들여
2012-11-21 15:52:01 2012-11-21 15:53:46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부동산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매출이 늘어도 금리가 낮아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투자처로 꼽으며 자산운용 수익률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삼성생명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설립안에 대한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아직 본인가 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한 에이스타워를 1900억원에 매입했다.
 
에이스타워는 서울 중구 순화동에 있는 21층짜리 상업용 오피스빌딩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5년 이 건물을 사들여 임대료 등으로 누적 수익률만 105%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8월 영국 런던 금융업무지구에 있는 국제법률회사 ‘에버쉐즈’의 5000평짜리 본사 건물을 사들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국외에서 임대용 부동산 매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런던뿐만 아니라 파리, 시드니 등 선진국 주요 도시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말 대성산업으로부터 종로구 인사동 본사 부지를 1400여억원에 매입했으며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사들도 건물 매입을 통한 임대 사업 등을 구상 중이다. AXA나 ING 등 외국계 보험사는 이미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자회사로 두고 간접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경기 불황 장기화로 안정적인 자산운용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 국내외에서 이익이 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국내외 부동산 투자수요가 늘어나 부동산 자산운용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돼,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펀딩을 통해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자산운용 수수료를 받는 영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 보험사의 자산운용 이익률은 연 4~5%대에 그쳤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적금 금리(연 3.8~4.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자산운용 이익률은 삼성생명이 4.1%에 불과했다.
 
알리안츠생명(4.6%), 흥국생명(4.6%), 메트라이프생명(4.8%), AIA생명(4.4%), 라이나생명(4.6%), ING생명(4.9%)의 자산운용 수익률도 4%대에 불과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업계 '빅3'도 자산운용 이익률이 4%대 수준에 그쳤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 이익률이 떨어진 보험사들이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며 "보험사의 부동산 자산은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으나 위험관리가 전제된 부동산 투자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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