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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북조선은 남한 대선에 '입 다물라!'
2012-11-21 16:00:00 2012-11-21 16:00:00
북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23일 논평을 내고 남한 정부가 주최하는 연평도 포격도발 2주기 추모행사에 대해 "북남대결기운을 적극 조장하는 한편 안보문제를 여론화하여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줌으로써 보수정권을 연장하려는 음흉한 기도의 발로"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2년 전에 당한 참패를 모면해보려고 포사격훈련, 대북 삐라살포 등 대결과 전쟁 도발책동에 매달렸으나 그마저도 우리 군대의 초강경대응으로 좌절되어 망신만 당하게 됐다"면서 "연평도 사건의 진상을 오도하여 남조선 인민들 속에 반공화국대결의식을 고취하며 그 여파로 대선에도 영향을 주어보려는 흉심"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 산하 대남혁명 전위기구인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이 '반(反)새누리당 투쟁'을 선동하는 격문을 하달했다고 한다.
 
이 언론에 따르면 반제민전은 지난 17일 '새누리당의 재집권 야망을 단호히 분쇄하자'는 격문을 통해 "새누리당이 또다시 정권을 장악한다면 남북관계 악화는 더 말할 것 없고 기필코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게 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오늘의 투쟁에서 우리 국민들, 특히 486 세대의 몫은 자못 크다"며 "1980년대 자주·민주·통일을 향해 돌진하던 그 기세로 반새누리당 투쟁의 봉화를 세차게 지펴 올리자"고 한다.
 
한 마디로 북한의 이런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
 
민주주의 국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도 자체가 없는 북조선은 남한 대선에 대해 말할 자격 자체가 없다.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 김정은까지 3대에 이어 봉건왕조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세습왕조체제를 구축한 북조선이 감히 선거제도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남한에 이러쿵 저러쿵한다는 게 참으로 가소롭다.
 
더구나 486세대 운운은 참으로 전체주의 독재국가에 적응한 노예들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북조선은 세뇌교육과  철저한 정보통제를 통해 인간을 훈육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공화주의 정신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주권자들은 누가 시킨다고 따라하지 않고, 누구의 명령을 받아 노예처럼 자기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북조선이 떠받들어 마지 않는 주체사상의 주체적인 인간이 바로 남한의 주권자들이다. 북조선이야말로 주체적인 인간은 찾아보기 힘들고,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노예처럼 부리는 국가가 아닌가.
 
그런데 북조선 못지 않게 남한 정부의 신중함도 요구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0일 "대선이 가까워진 만큼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북한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내부갈등을 조장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염려는 거두시라. 남한의 주권자들이 그렇게 멍청하고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물론 일부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남한에서 극소수인데다가 아무런 설득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받는다. 아니 한심하게 쳐다본다. 그래서 드러내놓고 자기 주장을 펼치지도 못한다.
 
자유주의의 최대 장점은 경쟁이다. 시장만 경쟁이 아니라 사상도 경쟁한다. 아무리 그럴싸한 사상과 이념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도태된다. 그렇게 남한은 발전해왔다.
 
오히려 북조선의 남한 대선과 관련한 발언을 빌미삼아 마치 남한 유권자들이 선동될 것처럼 떠드는 것이야말로 불순한 의도가 아닌가 의심받을 수 있다. 즉 북조선의 발언을 기회삼아 남한 대선에 악용한다는 의심이 그것이다.
 
직접투표가 다시 시작된 1987년 대선 이후 남한 선거에서는 빠짐없이 소위 '북풍(北風)'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북조선이 남한 선거에 왈가불가할수록 보수세력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현 집권세력은 오히려 북조선의 486 운운하는 저런 발언이 반가운건 아닌가?
 
그래서 김 총리의 발언은 마치 북조선의 개입을 기다렸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더 나아가 북조선 발언을 빌미삼아 남한 대선에 개입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선거에 대해 말할 자격조차 없는 전체주의 독재세습체제 봉건왕조국가인 북조선은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고 남한 대선과 관련해 '입 다물라!'
 
현 집권세력도 북조선의 경거망동을 이번 대선에서 이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권순욱 정치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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