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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힘들더라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려면 나와서 눈도장이라도 찍어야죠."
'201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참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전시회 참가에 의의를 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통 산업계 전시회는 개막식 당일 관람객이 가장 몰렸다가 다음날부터 차츰 줄어드는데, 올해는 첫날부터 썰렁했다.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이 업체는 여느 전시회와 달리 두 점의 출품작을 진열하며 단촐하게 부스를 꾸몄다.
지난 9일 개막한 에너지대전이 사흘 간의 일정을 끝내고 12일 막을 내린다. 주최자인 지식경제부는 "국내 최고·최대의 녹색에너지 종합전시회"라고 소개했지만, 행사장은 '대전(大展)'이라고 붙이기엔 낯 뜨거울 정도로 초라했다.
전시회를 함께 둘러보던 태양광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경기 침체와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의 그늘이 짙었다"며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렵다보니 전시회 볼거리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와 협회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전시회는 업계보다 주최와 주관 기관인 '지경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 의한, 그들만을 위한 전시회'였던 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경기침체로 돈줄이 말라가는 상황에서도 주무 부처의 체면을 고려해 어려운 형편에 대전(大戰)을 치뤘다. 물론 업계 스스로의 필요성 때문에 무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경부는 이러한 업계의 성의를 아는지 모르는지 찬밥에 가까운 대접을 했다. 홍석우 장관은 에너지대전과 개막식이 겹친 '2012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KES)'으로 향했고, 에너지대전에는 이관섭 지경부 에너지자원 실장만이 얼굴을 비췄다.
당초 조석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실장이 대신한 것이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명색이 개막식인데, 장관도 모자라 차관마저 외면했다"며 "지경부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무성의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대전은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큰 잔치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기업엔 부담, 지경부에는 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이번 행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시회였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이 되면 에너지대전이 33회를 맞는다. 2013년에는 지경부의 말마따나 '국내 최고, 최대'의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오늘의 실패를 거울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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