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일본이 한국의 요청이 없으면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혔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100억달러가 넘는데다 경상수지 흑자도 지속되고 있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일제히 상향 조정된 점도 일본의 통화스왑 연장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달 말로 시한이 만료되는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와 관련해 일본 재무성은 한국이 연장을 요청하지 않으면 통화스와프의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전일 열린 자민당 회의에 참석한 한 재무성 담당자는 "현 시점에서 한국으로부터 타진이 없다"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는 한국의 요청으로 처음 검토한 경위가 있어 한국의 요청이 없을 경우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독도를 둘러싼 불만을 경제 보복으로 되갚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의 책임을 우리나라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하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이 폐기되더라도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8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168억8000만달러이며, 중국과도 560억달러(3600억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있어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비록 불황형 흑자(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 발생한 흑자)이긴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도 지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일제히 상향 조정되면서 대외 신용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대비 1.3원(0.12%) 오른 111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이 한·일 통화스왑 중단이라는 강경한 뜻을 내비쳤지만, 실제로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700억달러 규모로 확대한 한·일 통화스와프가 연장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 130억달러로 축소된다"면서도 "현재 1년 내로 만기가 돌아오는 대외 채무가 약 1400억달러이지만, 8월말 기준 32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감안하면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윤세민 부산은행 외환딜러(과장)도 "한·일 통화스와프가 중단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볼 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 건전성이 향상된 점도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외화유출입 규제나 시중은행의 체력 강화로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이 강화됐다"며 "실제로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의 단기차입 비중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 통화스와프 중단으로 환율의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윤세민 과장은 "현재 시장은 환율의 레벨이 낮은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중단은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한국과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금융위기 시 상호 지원할 수 있는 통화스왑 규모를 종전 13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1년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이달말까지 한·일 양국이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 통화스와프 규모는 종전 130억달러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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