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총성 없는 전쟁’, 배심원의 선택은?
2012-08-01 10:54:03 2012-08-01 10:55:0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특허소송 본안 심리에서 배심원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설전을 벌였다. 
 
날카로운 분석에서 감성적인 호소, 상대방 회사의 내부 문건을 공개하는 폭로전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변호사들은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 본안 심리 첫 변론에서 상대방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고 서로를 비난하며 포문을 열었다.
 
애플의 변호사인 해럴드 맥엘히니(Harold McElhinny)는 배심원단에게 "모두 알다시피 혁신보다 모방이 쉽다"고 운을 뗀 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는 그 순간 경쟁사들에게 이미 이같은 모방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잡스는 아이폰과 관련한 새로운 발명품에 대한 200개가 넘는 특허권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사인 찰스 베르호에벤(Charles K. Verhoeven)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기업 간 경쟁에서 특정회사로부터 '영감'을 얻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이는 모방이나 침해가 아니라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애플의 맥엘히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이같은 업계 관행이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하며 배심원단에게 삼성전자의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이 자료를 통해 우리는 삼성의 디자인 카피가 회사의 용의주도한 지침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도 똑같이 애플의 내부 문건을 배심원단에게 공개하며 응수했다. 베르호에벤은 애플의 내부 이메일 자료를 근거로 애플이 초기 아이폰 디자인을 개발할 당시 소니의 휴대폰 디자인을 염두에 뒀다는 자료를 배심원단에게 선보였다.
 
그는 "IT업계 전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특정 기업에 대한 침해로 볼 수 있을까?"하고 반문한 뒤 "아니다, 그건 경쟁이다"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이날 애플은 시종일관 자사의 기술혁신성과 스티브 잡스의 유산, 아이폰 개발에 투자한 노력 등을 강조하며 배심원단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날 첫 증인으로 애플은 17년 동안 디자이너로 재직한 크리스토퍼 스트링거를 내세웠다. 멕엘히니는 스트링거에게 아이폰 개발 과정에 대한 질문을 늘어놓으며,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하기까지 투자했던 노력에 대한 '미담'을 유도했다.
 
이날 스트링거는 "우리는 창조성과 아름다움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었다"며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은 상식과 합리성을 내세웠다. 베르호에벤은 애플이 개발한 '썩 괜찮은 터치스크린 특허'보다는 삼성의 모바일 기술 관련 특허가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인의 시각으로도 삼성의 디자인과 애플의 디자인은 쉽게 구분된다"며 "반면 애플이 침해한 삼성의 초고속 데이터 스트림, 이메일 전송, 멀티태스킹 등 고유한 특허에 대한 자료를 이후 심리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의 아이폰 초기 디자인이 소니의 휴대폰을 모방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삼성이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 애플의 전 디자이너의 증언이 법정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 과정에서 니시보리 신의 증언을 일부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며 "제품 기능 입증에 증거로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니시보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증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그를 증언대에 세울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니시보리의 변호사는 "니시보리가 애플에서 퇴사한 데다 하와이에서 요양 중"이라며 법정에서의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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