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권리찾기(48)단체보험 가입됐다면 '청소부보험' 의심해 봐야
종업원 사망시 회사가 사망보험금 가져갈 수도
2012-07-20 15:49:27 2012-07-20 18:06:59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경북에 사는 주부 한 모씨는 지난 2008년 2월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회식 후 귀가하던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후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한씨는 남편이 3개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당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 여부를 문의했다. 하지만 보험사에서는 남편이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렸다.
 
얼마 후 한씨는 남편의 직장으로부터 퇴직금 정산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 한씨의 아이들이 너무 어려 퇴직금을 편법으로 계산해 1500만원을 더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저 고맙게만 생각하며 남편 직장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하던 한씨는 회사가 보험사와 똑같은 종류의 서류를 요구한 사실을 알게 됐다.
 
보험사에 문의해 본 결과 수익자가 회사로 돼 있어 남편 직장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한씨는 어찌된 영문인지 남편 회사에 확인을 요구했다.
 
처음에 회사 담당자는 "회사에서 직원들 앞으로 보험을 한 개씩 들었는데 2000만원 보상을 받게 돼 1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씨가 "1개 보험이 아니라 3개가 가입돼 있으며 사망보험금은 7500만원까지 지급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고 반박하자 회사측은 3개 보험에 가입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총 보험지급액의 20% 이상은 절대 줄 수 없다"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씨는 직원의 복리증진과 후생 등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해놓고 실제로는 보험금을 고용주가 차지하는 이른바 '청소부보험'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청소부보험이란 과거 미국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회사가 CEO 사망에 따른 손해를 보장받기 위해 CEO를 상대로 보험을 가입했으나 이후 말단직원까지 보험에 가입해 종업원 사망시 회사가 사망보험금을 가져가는 보험으로 '죽은 소작농보험'이라고도 불린다.
 
단체보험은 직장 또는 단체가 보험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납부하는 보험계약자가 되고 그 직원이나 구성원이 보험금을 받는 '피보험자'가 되는 보험으로 직원의 복리증진을 위해 가입하는 보험의 일종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 등지에서 수익자를 고용주로 해 직원 사망시 직원의
법정상속인(대부분 유족)이 아닌 회사가 보험금을 가로채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고용주가 종업원들의 사전 동의가 없어도 보험금 수령이 가능한 생명보험 단체보험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본인이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고 수익자가 법적상속인이 아닌 회사로 돼 있다면 수익자를 유가족 등 법적상속인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수익자가 회사로 돼 있는 경우 보험계약청약서나 동의서 등에 자필 서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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