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검찰이 LG디스플레이 간부 등을 무더기 기소한 것과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가 "LG의 조직적 범죄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6일 서울시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고 "이번 검찰 수사는 LG디스플레이 전사 차원에서 벌인 대규모 범죄"라며 "앞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전무를 포함한 임원급 3명 등 총 4명, 협력회사인 YAS의 전무 1명 등 총 15명과 LG디스플레이와 협력회사인 YAS 등 2개 법인을 기소 처리했다.
이와 함께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6명도 기밀을 경쟁사에 유출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는 기술 유출 관련 범죄수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기술력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해 고위 경영진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 탈취를 조직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연구원 등을 통해 빼낸 기술은 OLED TV 생산을 위한 박막 생산 기술 및 개발 과정에 대한 자료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 상무는 "OLED TV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입한 1조2000억원을 비롯해 일련의 개발 과정 등에 투입된 비용, 시장 잠식 효과 등을 포함하면 삼성의 피해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생산기술센터장을 비롯해 OLED 사업전략을 담당하는 팀장, 이와 관련해 인력 충원을 공조한 인사팀장 등이 모두 검찰수사에서 혐의를 인정 받았다"며 "누가 봐도 전사 차원에서 벌어진 조직 범죄"라고 규정했다.
아래는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상무와 기자들의 질의응답 전문이다.
◇16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열린 OLED 기술 유출 관련 브리핑에서 심재부 삼성디스플레이 상무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현재까지 기소된 인원이 몇 명인가.
▲개인 기소가 11명, 기소법인 2개, 기소유예가 2명 등으로 총 15명이다. LG측에서는 기소자가 4명이 줄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초에 입건된 인원 중에서 전 SMD 직원인 이ㅇㅇ은 불기소 처분, LG보안담당 이ㅇㅇ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생산기술센터의 박ㅇㅇ 팀장, 인사부의 신ㅇㅇ 팀장 등은 기소유예처분으로 사실상 범죄 사실이 인정됐다. 경찰조사에 나타나지 않았던 2명의 연루자는 LG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사실이 밝혀졌다. 4명이 기소 제외됐단 말은 거짓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유출된건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OLED TV 생산을 위한 패널의 유기물을 장착하고, 재료들이 안정적으로 보호되도록 하는 박막 생산 기술 등이다. 그 기술과 개발 과정을 LG 측에서 가져갔다. 또 OLED 티비 기술 설비 등에 대한 자료는 LG가 이미 입수했다.
-LG도 이에 대응해 기자회견을 여는데, 어떻게 보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법적인 측면에서 LG가 계속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억지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할 것이다.
-피해규모는 어느정도로 보나?
▲정상적인 피해규모로만 본다면 도저히 계산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을 위해 수많은 실패,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같은 노력이 함께 같이 넘어간 셈이다. 돈으로는 결코 환산할 수 없는 규모다.
-불구속기소된 사람도 다수 있는데.
▲구속기소는 초기에 직접 기술을 빼돌린 사람만 해당됐다. 나머지는 불구속기소 처분이다. 물론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증거인멸, 도주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불구속처분을 받은 것이지, 죄가 경하다는 건 아니다.
-LG디스플레이측에서는 자사에 필요 없는 기술이라고 주장하는데.
▲TV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술이 한 라인에서만 적용되고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공정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패널이 움직이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기술 하나하나가 세밀한 과정을 거쳐서 개발 되는데, 그동안 삼성에서 해왔던 노력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LCD에 비해 OLED 공정은 훨씬 세밀하고 어렵다. OLED 양산을 삼성 밖에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LG측은 자기 제품 개발과 관계 없다고 하는데, LCD, OLED와 관련해 조금만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LG의 주장이 얼마나 허망한 얘기인지 알 것이다.
-삼성에서 생각하는것만큼 막대한 피해가 있을까.
▲검찰에다 확인해봐라. 혐의가 입증됐고 그 내용이 검찰이 봤을 때도 엄청난 규모다. 이렇게 큰 규모의 범죄나 기소는 사상 최초다.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기술 유출과 관련한 처벌이나 규정이 너무 미약하다. 더 강력하게 조치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LG디스플레이 기획담당 임원이 연루돼 있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기소처분 안됐다. 이건 전무 개인적인 판단으로 벌인 일인가.
▲추가로 확인해야한다. 하지만 통상 생산기술센터장은 생산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임원이다. 그 임원과 OLED 사업전략을 잠당하는 팀장, 이를 가장 적합하게 도와줄 수 있는 인사팀장이 같이 공모를 했다면 이건 전사적 차원의 범죄다.
-그래도 대표이사가 제외됐는데
▲그건 검찰 쪽에 물어봐라.
-LG디스플레이 측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직한 사람이 많은데.
▲정확한 인원은 모르겠지만 소수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인력의 이동이 아니라 특정 부서의 특정 인력을 대상으로 부당 스카우트 작업을 했다는 것과 조직적으로 기술을 빼내갔다는 범죄 행위라는 점이다.
-추정되는 범죄 동기는.
▲여러가지 추측이 된다. 일단 기술 자료를 넘긴 연구원들이 LG디스플레이의 임원 자리를 달라고 하니 LG쪽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임원직을 주지 않자 기술을 중국으로 넘기려다가 발각된 것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동기 중 하나는 돈이었다. 자료를 넘겨주고 협력사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았다.
-재판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사실이 확정된 건 아니다. 무리해서 사안을 너무 크게 확대하는 건 아닌가.
▲문제는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전 세계를 통틀어 삼성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 측에서도 결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