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엘피다 인수와 관련된 투자자들의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6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엘피다 인수 여부를 비롯, 향후 전망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 투자자는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인수합병 후 업그레이드까지 5조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 자금 여력이 충분한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측은 "현재 우리가 가진 자금은 3조4000억원으로 엘피다와 관련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참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보유한 자금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만 투자할 것"이라며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또 "인수가 이루어진다면 엘피다의 자회사인 넥슨칩도 포함될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엘피다 인수보다는 컨트롤러 및 AP 메모리 번들링 전략이 먼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모바일 위주 D램 시장이 성장한다면 컨트롤러 성능에 있어 자체 솔루션을 갖는 것이 유리할텐데 컨트롤러가 좋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SK하이닉스측은 "컨트롤러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자체 컨트롤러 개발 뿐 아니라 외부 회사에 하청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용 AP 메모리 번들링 전략이 더 시급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컨트롤업체와 차세대 메모리에 관련해 특별한 공조를 하고 있다"며, "오는 2015년경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며 엘피다 인수는 전략옵션의 하나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여부와 그 효과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엘피다는 지난해 기준으로 5분기 연속적자를 기록,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이며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4개사가 1차 입찰에 참여했다.
2차 입찰일은 오는 27일이며 매각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매각 성사 여부에 의문을 갖는 이들은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입찰에 참여할 경우 재무적 부담을 우려하고 있으며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이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히로시마 공장에서 모바일 D램을 생산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와는 다른 장비를 쓰고 있어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도 지난 1994년과 1997년 미국 업체와 M&A를 체결했다 실패한 바가 있으며 LG전자와 현대전자 등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체와 달리 인수 후 핵심 인력들의 유출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며 신중한 판단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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