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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돌고래쇼 잠정 중단..1마리 방사키로
박원순 시장,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1마리 방사 결정
2012-03-12 17:28:44 2012-03-12 17:29:10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공연이 돌아오는 일요일 이후 잠정 중단되고, 국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가 야생 방사를 위해 일년간 제주 바다에서 적응 훈련에 들어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오전 서울대공원 돌고래쇼 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를 방사하기로 결정했다"며 "돌고래쇼 공연도 한 달간 잠정 중단하고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쇼와 남은 돌고래들의 처리 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돌고래 한 마리를 방사하는 것이 서울시장이 나서서 관여해야 될 문제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이것은 동물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과 사람,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문제라 생각하고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돌고래 중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자료: 서울시)
 
현재 서울대공원에는 제주 서귀포에 있는 퍼시픽랜드에서 1999년과 2002년, 2009년 각각 들여온 남방큰돌고래인 금등이(20), 대포(18), 제돌이(13)와 일본 다이지 고래박물관에서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들어온 병코돌고래(bottle-nosed dolphin) 태지(9)와 태양(8)의 총 5마리가 있다.
 
일본 '다이지(太地)'는 2009년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The Cove):슬픈 돌고래의 진실'에 담긴 몰래카메라 영상으로 드러난 식용을 위한 돌고래 대량 학살과 포획으로 세계에 악명을 떨친 곳이다.
 
제주 퍼시픽랜드는 지난해 7월 해양경찰청 수사에서 1990년부터 어민들과 미리짜고 남방큰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700만~1000만원에 사들였고, 2009년과 2010년에만 11마리를 잡아들인 것이 드러났는데 서울대공원에 물개 2마리와 바꿔 넘긴 제돌이는 그 중 한 마리다.
 
현재 검찰은 국제보호종인 남방돌고래를 불법 거래한 퍼시픽랜드 대표 등 3명을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상태로, 제주지방법원에서는 돌고래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은 퍼시픽랜드에 남아 있는 돌고래 7마리 가운데 수족관에서 태어난 한 마리를 제외한 6마리를 몰수 대상으로 지목했고, 서울대공원 돌고래는 정당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고 몰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사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는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가 2007년부터 야생에서 개체식별번호(JBD)를 붙이는 조사를 해 이 돌고래들이 우두머리 한 마리가 통솔하는 114마리 집단만 남은 것으로 확인한 상태다.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재판이 알려지면서 동물자유연대, 환경운동연합, 핫핑크돌핀스(제주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 등 환경단체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를 풀어주라고 박 시장에게 요구했고, 곧 서울시의 이번 조치가 나왔다.
 
서울대공원은 일단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결정된 제돌이를 한 달간 준비해 제주 바다 방사장에서 1년간 야생방사 적응훈련을 한 후 2014년 6월 방사하기로 했다.
 
돌고래쇼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는 기존 일정에 따라 진행하고, 다음 주 월요일인 19일부터는 잠정 중단하고, 향후 1개월 이내에 전문가를 포함한 서울시민 대표 100인을 선정해 돌고래 공연 존폐여부에 대한 시민토론회를 여는 동시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의견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우근민 제주도지사에게 제돌이가 적응과정을 거쳐 자연으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적 협조를 요청했고, 많은 어린이와 시민들이 사랑하는 돌고래쇼도 신중하게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서울대공원에 들어오는 모든 동물의 이력에 대해서도 충분히 들여다 볼것"이라고 덧붙였다. 
 
△돌고래인사를 나누는 박원순 시장(자료: 서울시)
 
한편, 남방큰돌고래인 금등이와 대포는 각각 20살과 18살로 이미 평균수명을 거의 채운 노령으로 방사해도 야생 생존이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 방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에서 들어온 태지와 태양이는 원 서식지가 국내가 아니어서 국내 방생은 일단 어렵다는 것이 서울대공원의 입장이다.
 
돌고래 야상방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서울시 예산으로 집행할 계획으로, 제돌이 한 마리를 방사할 경우 야생방사장 설치와 수송비, 사료비, 방사연구, 인건비(3명)을 포함해 8억7000만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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