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경상수지가 2년 만에 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은 설 연휴로 영업일 수가 줄었고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따른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1월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 또는 흑자폭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1월 적자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1월 경상수지 적자는 계절적 요인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2월, 3월에도 적자를 기록한다면 경기 침체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2월엔 1월의 적자 폭을 충분히 만회할 만큼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전문가들도 1월 경상수지 적자는 곧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전망까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속도의 문제일 뿐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경상수지가 좋아지는 것보다 수입이 줄어 들고 적자였던 서비스 항목 중에서 해외로 나가는 유동성이 줄면서 흑자를 기록하는 불황형 흑자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최대 복병은 고유가·엔저
무엇보다 경상수지 전망에 있어 최대 변수는 '유가'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27일(현지시간) 배럴당 122.6달러로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지난달에만 10%넘게 오르며 13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1년에 8억배럴 정도 수입하는데 이는 '유가 1달러 상승은 경상수지 8억달러에 달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유가의 고공 행진이 지속된다면 경상수지 목표 달성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도 "원유는 가격이 오른다고 수요를 줄일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며 "유가 급등이 지속된다면 경상수자 적자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의 부담은 감소하겠지만 일본과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수출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팀장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수출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자동차, 기계, 전자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이 환율이나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영향을 받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충격이 크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유가 급등이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수출구조가 개선되고 있어 경상수지 적자라기보다 흑자폭이 줄어드는 정도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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