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목맨 여성..원인은 '사법부 불신'
2012-02-16 18:18:55 2012-02-16 18:18:56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한 여성이 목을 맨 채로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정원에 다니는 남편을 둔 오모씨(48)는 남편과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진행중이었다.
 
오씨는 계속되는 재판에 지쳐갔다. 법원의 판결에 대한 억울함과 불신도 여전했다.
 
법원청사 앞에서 9일째 단식을 해가며 1인시위를 해오던 오씨는 결국 16일 오후 12시 30분께 자신의 목에 줄을 걸고 법원청사 밖으로 몸을 던졌다.
 
사건을 모두 지켜본 김모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씨는 "오후 12시30분 즈음에 업무를 보러 청사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아악’하는 여자비명소리가 나길래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실족한 줄 알았다"면서 "사람이 얼굴에 보자기같은 것을 쓰고 있어 자살시도임을 직감하고 '사세요'라고 몇 번이나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김씨는 이어 "(오씨가)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법원직원들이 오씨를 살리려고 창문을 깼다"면서 "사고가 일어난 지 10분후 구급차가 왔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사다리차가 들어와 오씨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오씨와 함께 법원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한 50대 여성은 오씨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여성은 "사다리차가 왔어야했는데 조그만 차들만 왔다"며 "오늘이 판결 선고가 나는 날이었다. 아직 판결은 나지도 않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오씨는 국가정보원 직원 출신 남편 황모씨와 이혼 소송을 벌여 왔다. 이 소송에서 황씨는 오씨도 서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며 맞서왔다.
 
법원의 판결결과 남편에게 2억원을 넘겨주게 된 오씨는 남편의 퇴직금 내역을 알기 위해 국정원을 대상으로 다시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남편의 퇴직금 내역을 공개하라"며 국정원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오씨는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 당했지만 대법원에서 일부 오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남편의 양우공제회 퇴직금 내역은 알아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오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이 청구가 받아들여져 서울고등법원에서 16일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오씨는 법원청사 앞으로 나섰다. 오씨는 "이혼사건으로 인해 국정원직원 급여 정보공개 신청을 하고 민원을 낸 것이 남편의 사회생활을 방해한 것이라며 위자료 한 푼 없는 판결을 내렸다"면서 "법으로 인정받은 고유재산마저 폭력남편에게 나눠주라는 판결을 내렸다"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오씨의 현수막 끝자락에는 "2012.2.16.일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일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오씨는 자신이 지켜봐달라고 했던 판결선고가 있었던 법정에 출석하지 못했다.
 
오씨가 뛰어내린 법정복도에는 "재판을 믿을 수 없다. 판사를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오씨의 메모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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