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불편한 진실'
2012-02-15 17:04:51 2012-02-15 17:04:58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삼성전자와 KT간의 스마트TV를 둘러싼 공방이 5일 만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양사간의 합의하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뒷맛은 영 찜찜하다.
 
대략 3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비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5일간 인질로 잡혀있었다가 풀려났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왜 볼모로 잡혔었는지, 어쩌다 풀려났는지, 어떠한 설명도 사과도 보상도 받지 못했다.
 
KT의 꼼수는 통했다. KT는 삼성전자에게 예고없이 이별통보를 했다. 뒷통수를 맞은 삼성전자가 당장에 가처분신청에 나서는 등 버럭 화를내자 KT도 맞소송하겠다며 기세등등하게 맞섰다.
 
그러다 안되겠는지 KT는 '우리는 당신네 10분의 1밖에 안되는데'라며 불쌍한척도 했다가 잘해보자고 공문서를 보내며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더니 방통위라는 중재자를 통해 그럴싸한 모습의 극적인 화해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소비자는 안중에 없었다. 5일 만에 접속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KT는 '방통위의 취지에 공감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너그러운 조치를 취했다는냥 소비자에 대한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었다.
 
KT는 방통위가 피해보상을 운운하자 알아보긴 하겠지만 그다지 많은 피해사례 접수가 들어오지 않았으며, 피해보상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우리도 피해자라며 억울하단 입장이다. KT의 주장대로라면 KT의 구애에 응하지 않았다는 원죄(?)가 있지만 이번 사태로 당장 스마트TV 매출피해를 입어 오히려 KT에 피해보상을 요청하고 싶은 심정임에도 함께 싸잡아 욕을 먹고 소비자 피해보상에 동원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런 사업자들간의 논리에 휘둘려선 안된다. 소비자들을 담보로 접속제한이라는 무리수를 둔 KT의 행위에 면죄부를 주면 같은 일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고, 그 피해는 또 다시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망 중립성이라는 멀고도 긴 논쟁은 이제 시작됐다. 방통위가 '영'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더 한 충돌과 갈등국면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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