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앞두고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전격 사임

티브로드 등 그룹 내부 일단 ‘관망’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과 오용일 부회장 등 회장단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 책임을 지고 지난 9일 공동 사임했다.

 

이에 따라 태광은 이호진ㆍ오용일ㆍ이상훈 등 3인 대표체제에서 이상훈 단독 대표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 처리 등의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해 징역 7년에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고 태광그룹 오 부회장과 계열사인 대한화섬 박명석 대표이사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11부는 오는 21일 혐의 일체에 대해 선고할 계획인 가운데 이 회장이 선고에 앞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힘에 따라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이 회장은 현재 간 기능 상태가 나쁘다는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 상태"라고 밝혔다.

 

태광 측은 회장단의 이번 사임과 관련해 검찰 기소에 따른 공동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이 회장의 건강상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주요 경영진이 일시에 물러나면서 태광그룹과 계열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번 일로 내부적인 큰 동요는 없다는 전언이다.

 

태광 계열사 관계자는 “총괄 CEO를 포함해 정해진 것도 전해들은 것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룹 내 모든 법적 지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그가 지닌 지분과 대주주로서 위상은 그대로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지분을 각각 15%씩 보유ㆍ유지하고 있고 이 때문에 그룹 차원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와 관련,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10일 "1심 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형사책임을 모면하려는 임시변통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회장단 사임이 그룹의 실질적 지배구조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고 "독립 이사 및 감사 선임, 주식유통량 확대조치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