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앵커 : 얼마간 잠잠하던 망중립성 논란이 오늘 크게 불거졌습니다. KT가 삼성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하고나서부터인데요.
제조사와 통신사간 기싸움이 스마트TV 인터넷 이용까지 제한하는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피해는 소비자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서지명, 한형주 기자와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마지막엔 방통위까지 가세하면서 난타전이 됐습니다. 서 기자, KT의 입장이 정확히 뭔가요?
서지명 : KT가 오늘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내일부터 삼성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접속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기존 방송이나 초고속인터넷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TV의 애플리케이션 이용은 제한되게 되는데요. 이와 관련해 KT 김효실 상무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네. 그렇다면 KT가 접속제한 조치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지명 : 네, 지금껏 KT는 삼성, LG 등 TV 제조사들과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시도해왔는데요.
협상의지를 보이는 LG와 달리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삼성전자에 대한 일종의 경고조치였던 걸로 보입니다.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의도지요.
지난해부터 스마트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스마트TV 사업자와 통신사들의 인터넷망 이용대가에 대한 공방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는데요.
통신업계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화(KTOA)를 통해 지난 1년간 수차례에 걸쳐 통신사와 스마트TV 사업자간 협력 제의를 시도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TV 사업자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와서 논의가 진전된게 없어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는게 KT의 입장입니다.
앵커 : 네. KT의 입장은 알겠는데 어찌됐던 당장 스마트TV 이용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하겠네요.
서지명 : 네 그렇습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TV가 100만대 가량 판매됐고, 이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이건 삼성, LG 스마트TV를 합친 집계이고, 현재 국내 스마트TV 판매비중이 삼성이 더 큰지 LG가 더 큰지에 대해 정확히 나온 통계가 없습니다.
6대4 비중일 걸로 추정되는데 한 절반 정도로 치면 5만대 정도가 스마트TV VOD, 애플리케이션 이용할 때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KT가 소비자를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습니다.
앵커 : 문제는 KT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들도 같은 불만을 품고 있다는 건데 오늘 KT의 행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에선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던가요?
서지명 : 현재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KT가 47%, SK브로드밴드 26%, LG유플러스 17% 순입니다.
유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맏형 격인 KT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경쟁업체들도 일제히 공감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기본적으로 KT와 같은 입장이라며 트래픽 과부하 문제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스마트TV 차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좀 더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법률적인 문제 등 아직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앵커 : 자, 이제 스마트TV 제조사들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당연히 반발했을텐데 일단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된 삼성의 대응이 궁금하네요.
한형주 : 삼성전자는 어제 스마트TV 신제품 발표회를 연지 하루만에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국내 스마트TV 판매비중이 글로벌 판매량 대비 10% 미만이라고는 하지만 인터넷 강국으로서 향후 스마트TV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거거든요. 절대 약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부담입니다.
삼성은 일찌감치 타깃이 LG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간 KT와의 협상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맞기 때문인데요.
협상할 가치가 없다는게 삼성 입장입니다. KT가 망중립성을 위반했다는 거지요. 망중립성은 쉽게 말해 KT같은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삼성같은 콘텐츠 사업자들에 대해 차별대우해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KT가 스마트TV에 대해서만 차별을 두고 망 이용대가를 받으려 한다는 거지요.
이에 대해 KT는 남의 망 쓰면서 무슨 망중립성이냐라는 입장인 겁니다. 실제로 작년 12월에 방통위에서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거기 보면 '불합리한 차별 금지' 항목과 함께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라는 원칙이 포함됐습니다.
망 과부하로 트래픽을 관리할 필요가 있으면 통신사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건데요. KT는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반대로 삼성은 '차별 금지' 조항을 내세우면서 대치하는 거고요.
자체 논의 끝에 삼성이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KT가 스마트TV 이용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고 주장했으니 객관적으로 검증하자는 겁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조용우 부장 인터뷰 들어보시죠.
앵커 : 다음 방통위에서도 KT의 조치에 대해 입장을 밝혔죠? KT 입장에선 불리한 발표였다는데요. 설명 좀 해주시죠.
서지명 : 방통위는 KT의 이번 조치가 불합리하고 부당하다며 유감을 뜻을 표했습니다. 또 KT가 접속차단 행위를 시행할 경우 이용자 이익 침해 등 KT의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 사업정지 등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KT는 이미 법률적인 검토를 마친 만큼 여전히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한편 LG전자는 이번 논란에선 제외됐네요. KT의 협상요구에 응했기 때문인가요?
한형주 :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한 건 아닌 걸로 보이고, KT 입장에선 LG가 협상의지를 보였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향후 LG의 행보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있죠. 이 때문에 LG에선 공식입장은 안 밝힌 상태고,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마트TV 이용자에게 피해가 생겨선 안된다는 소극적인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LG로선 협상에 적극 대응하자니 만에 하나 이용대가를 지불하게 됐을 때 해외시장 통신사들도 같은 문제를 제기할까 우려스럽고요. 아예 무시하자니 오늘 같은 상황이 자신들에게도 돌아올까 역시 우려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해외시장에 나가면 AT&T, 버라이즌과도 같은 논란에 휩싸이게 될텐데 LG가 협상 테이블에 나선 것조차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