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앞에 설 자리 잃은 박근혜 ‘令’
친박계·비례대표 ‘텃밭’ 사수
2012-01-30 12:52:19 2012-01-30 12:52:26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영’(令)이 생존 갈림길에 선 의원들 이해 앞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먼저 비례대표 의원들의 텃밭행이다. 지난 9일 비대위가 비례대표 의원들의 강세지역 공천 배제 방침과 더불어 열세지역 출마를 권고했음에도 의원들 상당수가 서울 강남과 영남 등 전통 텃밭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
 
강남(을) 출마를 희망했던 나성린, 원희목, 이은재, 이정선 의원 중 당의 방침에 따라 지역구를 옮긴 의원은 이은재 의원뿐이다. 나머지 3명은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이제 와서 지역구를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나 의원은 “당의 요청이 있으면 부산 등 접전지로 갈 수도 있다”고 밝혔으나 부산이 접전지인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
 
이은재 의원이 선회한 경기도 용인 처인 역시 최근까지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된 만큼 자갈밭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나마 경기 분당(을) 출마를 적극 검토해 온 조윤선 의원이 정치1번지 종로를 택하며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와의 혈전을 예고한 점이 모범 선회 케이스로 지목된다.
 
이외 정옥임 의원은 양천(갑), 임동규 의원은 강동(갑)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 지역 모두 서울 내에선 몇 되지 않는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배은희 의원은 당초 염두에 뒀던 송파에서 용산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용산 또한 상대적 강세 지역이다.
 
텃밭인 영남으로 향한 비례대표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두아 의원이 대구 달서, 손숙미 의원이 부산 중·동구, 조문환 의원이 경남 양산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으며, 김옥이 의원도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용인 수지와 대구를 놓고 최종 저울 중에 있다.
 
비대위 내에선 비례대표 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불쾌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비례대표 자체가 이미 한 차례 특혜를 받은 것인데 또 다시 강세지역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이중특혜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희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한 비대위원은 “열세지역에 나서는 헌신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비대위원은 “(전남 광주로 향한) 이정현 의원 외에는 다들 똑같은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비례대표의 자기 생존권 확보와 함께 박 위원장을 괴롭히는 대목은 영남권의 친박계 중진 의원들이다.
 
이들은 토사구팽 당할 수 없다며 박 위원장을 압박,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엔 공천 살생부 논란을 낳은 명단에 자기 이름이 오르내린 것과 관련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형오·박희태 전·현직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상득, 이해봉, 현기환, 장제원 의원(이상 영남권) 등의 불출마에 대해서도 물꼬를 텄다기보다 측근 비리 등 개인 사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불출마로 해석하며 불길이 번지는 것에 민감해하는 기류다.
 
한 친박계 의원은 30일 기자에게 “소위 친박이라 불렸던 의원들이 역으로 박 위원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며 “저 살자고 박근혜고 당이고 다 죽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인지… (자기)이해 앞엔 그 어떤 것도 무력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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