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다운계약서, 조세 피난처, '상증세(상속증여세) 플랜' 등 우리나라 부동산 부자들의 탈세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이뤄지는 '보이지 않는 부자감세'다.
27일 경제정의실천연합에 따르면 정부발표 상위 5위권의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거래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쉽게 예를 들면, 이태원동에 있는 이건희 회장 자택은 인근 시세 기준으로 310억원 규모에 해당하지만 정작 세금을 낼 때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97억원으로 '폭탄세일' 되는 셈이다.
또 판교 단독주택 단지에 호화주택을 구입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해당 면적의 땅값보다도 낮은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아파트 최고가인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78%의 시세반영률을 나타내 단독주택과 차이가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아파트처럼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해양부가 지정하는 표준단독주택에 의거해 산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강기정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서도 2010년 기준으로 아파트는 73%, 단독주택은 51%의 시세반영률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토부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주택가격을 서울은 6.6%, 강남을 비롯한 고급 주택단지는 9.4% 올리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강남구청, 용산구청 등 해당지자체와 일부언론은 '세금폭탄'이라며 호들갑을 떨자 국토해양부는 "검토 중일 뿐"이라며 한발 빼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경실련 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국토부가 수년간 수천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하며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을 ‘적정가격’이라며 국민을 속여온 것"이라며 거칠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실거래가를 재산세 기준으로 삼으면 모두 불식될 문제를 공시가격이라는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스스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혈세를 사용해 잘못된 과표를 탄생시켰고, 그 수혜는 집부자, 땅부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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