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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 해외점포 외화유동성 점검 '생색내기'
해외점포 131개 중 3곳만 검사
2011-12-23 06:00:00 2011-12-23 06:00:00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실시한 국내은행들의 해외점포에 대한 외화유동성 검사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총 130 개가 넘는 해외점포 중 현지 검사에 착수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우리은행 영국 런던지점, 하나은행 중국 베이징지점, 기업은행 미국 뉴욕지점을 대상으로 현지검사를 실시했다.
 
이번 해외점포 현지검사는 매년 실시하는 정기검사의 일환이지만, 지난 9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해외점포의 외화부채 문제를 지적, 해외점포 건전성에 대한 감독당국의 대대적인 검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열린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해외 점포의 외화부채가 은행 전체의 외화유동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외 점포의 유동성과 자산, 부채 현황을 관리해 달라"고 은행장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실제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한 해외점포는 단 세곳 뿐으로, 당초 알려진 10여곳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 자산건전성 ▲ 리스크관리 ▲ 경영관리 ▲ 법규준수 등 통상적인 내용과 함께 특히 '외화유동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문제는 해외점포 3곳에 대한 검사만으로 전체 해외점포의 외화유동성 상태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검사를 피해간 나머지 100개 이상의 해외점포들의 외화부채 등 외화유동성 상태가 악화된 상황이라면, 김 위원장의 지적대로 외화부채가 은행의 외화유동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돼 결국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해외점포 검사가 '면피용'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한 번에 7~8곳을 검사하기도 하고, 2곳만 검사하기도 한다"며 "해마다 검사를 실시하는 점포의 수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130여개 해외점포 중에는 출장소나 영업 규모가 작아 사실상 검사가 불필요한 곳까지 포함돼 있다"며 "해외점포는 매일 그 날의 동향을 본점으로 보고하기 때문에 모든 해외점포에 대한 실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검사에서는 해외점포를 통한 변칙영업 등도 검사했지만 우려할 사안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권에 따르면 해외점포의 총 부채는 2008년 506억달러에서 2009년 528억달러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564억달러로 증가했다.
 
올 6월말 현재 부실채권비율(1.7%)도 전년 동기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은행은 전세계 32개국에서 131개의 해외점포를 운영중으로, 총 자산은 615억5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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