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 센터장 "10%룰 때문에 기관투자자 역차별"
2011-12-20 14:45:35 2011-12-20 14:47:13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특정 기업의 주식의 10% 이상을 살 수 없도록 제한하는 이른바 '10%룰'이 오히려 역차별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는 20일 사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한 '펀드매니져의 계륵, 삼성전자'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무는 "남유럽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억누르던 8월 이후 12월 13일까지 코스피 수익률은 -14%인 반면 삼성전자는 20.7%를 기록했다"며 "이 기간동안 공모형 펀드매니저는 정유와 화학섹터를 줄여 순매수금액의 60% 이상을 삼성전자를 매수했지만, 삼성전자 투자비중이 시장비중을 초과할 수 없어 따라붙어 매수해도 알파(수익률)를 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개의 경우 삼성전자로 알파를 취할 수 없는 것을 하이닉스로 커버를 했지만,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초과수익의 근원이 반도체가 아니라 휴대폰이었기 때문에 그 역시도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관투자의 큰 축을 이루는 공모 성장형 펀드는 '10%룰' 때문에 현실적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비중을 시장비중보다 높게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시장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기간 동안에는 시장을 이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국내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를 추가로 매수할 수 없어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상반기 금융주 투자로 잃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박 전무는 "외국인은 올 연초 18.26%(1월3일 삼성전자의 시가비중 12.55%, 5.71% 초과비중)정도 보유했고, 12월 13일 현재 21.88%(12월 13일 현재 삼성전자 시가비중 14.97%, 6.91%초과비중)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 공모펀드 매니저가 삼성전자를 시장비중 대비 초과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선진국 시장과 다른 국내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10%룰'의 한계를 노출시킨 것이란 설명이다.
 
박 전무는 "선진국 시장은 그 나라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이 5%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10%룰'이라는 것은 그들의 몸에 맞는 옷이고, 엄연히 시가총액 비중이 15%인 기업이 존재하는 나라에서 선진국이 디자인한 옷을 사다 수선해 입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선진국 제도를 적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전무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에는 10%의 룰을 적용하되,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액티브비중 5%'(삼성전자의 시가비중이 15%라면 액티브비중 5%를 더해 펀드에 20%까지 편입할 수 있음)를 한도로 제한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한다"며 "사실 올해 외국인투자가들은 은행주에 집중 투자해 손해 본 것을 삼성전자의 하반기 돌풍과 삼성전자의 투자제한으로 만회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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