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ELW 무죄 판결..증권사도 자성해야
2011-11-29 14:22:17 2011-11-29 14:23:47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지난 28일 증권가의 시선은 주식워런트증권(ELW) 특혜 사건 관련 첫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쏠렸다.
 
이날 재판을 받은 대신증권 노정남 대표과 김모 전무에 대한 선고결과가 다른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에게 전용선을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혐의로 11개 증권사 전·현직 대표와 임원, 스캘퍼 등 50여명을 기소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50분만에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200여명의 방청객들은 서로 악수를 주고받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재판에 연루된 11개 증권사 관계자들 역시 별도로 진행중인 재판에 좋은 소식을 기대하면서 내심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재판부가 이 사건을 무죄로 판결한 것은 ELW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와 스캘퍼의 주문이 충돌하지 않아 전용회선과 투자수익 간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손실은 스캘퍼 때문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적 요인이라는 점도 판결의 배경이 됐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검찰이 너무 의욕을 앞세워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많아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 증권업계는 악재가 일단락된 것만으로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벌금형만 받아도 대표이사가 줄줄이 사퇴해야 하는 위기상황에서 한 고비를 넘긴 것이다.
 
향후 검찰의 항소가 예상되고 재판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남아 있지만, 업계는 무엇보다도 지난 5개월 간의 속앓이에서 벗어난 점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판은 높은 수익만큼이나 위험부담도 큰 ELW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 간과되고 있는 듯하다.
 
고수익을 기대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ELW 시장에 뛰어들어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도 이를 제어할 근본적인 방법은 마땅치 않다.
 
특히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규제를 계기로 위축되는 듯했던 ELW 거래가 최근 다시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우려스럽다.
 
하루평균 ELW 거래대금은 올해 1월 1조6900억원에서 8월에는 9300억원대로 감소했지만 지난달 다시 1조4000억원대로 증가했다.
 
ELW 첫 재판에서 증권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최종 결과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무죄판결이 증권사들의 모든 혐의를 벗겨준 것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에 기소된 증권사들에 대해 별도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ELW 시장이 투기화되는 것을 막고 투자자의 피해를 줄이는데 앞장서지 않는다면 그 부작용은 언제든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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