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냉혈한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사는 바사니오는 부유한 집안의 딸과 결혼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친구 안토니오에게 부탁해 샤일록으로부터 돈을 빌리려 했다. 이때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 즉 목숨을 담보로 요구했다.
그렇다면, 샤일록은 왜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대금업을 행했을까?
그 첫번째 이유는 샤일록이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천대받던 유대계 소수자였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자를 받는 대금업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그러나 유대인이 아닌 기독교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가능하도록 예외조항을 뒀다. 그 대가로 대금업을 하는 유대인은 사회에서 무시를 당해야 했다.
두 번째로는 금융 산업의 지체를 들 수 있다. 대금업자들은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고리를 부과했고, 고리가 부과될 수록 채무 불이행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목숨을 담보로 잡는 관행이 성립됐다.
이렇듯 이자 수취가 가능했던 유대인들에게서 이어진 은행업은 영세한 가업의 형태로 출발해 오늘날의 최첨단 금융공학에까지 이르렀다.
현대 금융은 복잡하게 진화해 주식을 기본으로 펀드, 선물, 옵션 등의 다양한 투자 상품이 생겨나 자본시장을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서브프라임, 자본 자유화로 인한 위기 등의 사태가 생기기도 했다.
최근 1%의 금융탐욕에 반대하는 99%의 시위가 일어나는 이유도 양극화의 주범인 금융의 탐욕을 고발해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일 것이다.
하지만 금융을 탐욕으로만 규정지으면 본질적으로 내포된 가치가 아까워진다.
금융은 돈을 가진 자가 돈이 부족한 자에게 일시적으로 돈을 융통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흑자 주체에서 적자 주체로 돈이 흘러가게 함으로써 실물경제에 자본을 공급하고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끌며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에 기여한다.
금융공학은 손쉽게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다. 금융공학은 금융경제학 이론을 고객 사정에 맞게 적용해 신상품을 설계하거나 리스크를 분리해 사고팔거나 시장 간의 가격 차를 이용해 아비트라지(차익거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수식을 먼저 떠올리며 금융에 다가가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이론적 기초부터 실생활 금융 용어, 금융의 탄생에서 현재 세계금융 지형까지 설명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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