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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오르는 기름값.."정유사 공급가 수상"
2011-10-17 15:52:32 2011-10-17 15:53:52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기름값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면서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6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나서도 계속 오른 탓에 자고 일어나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형국이다.
 
특히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도 국내 기름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ℓ)당 1975.96원으로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4일 1933.21원 이후 하루도 빠짐 없이 올라 43일 동안 ℓ당 42원 가량 올랐다. 이는 하루에 1원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시각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2047.53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록한 최고가 2047.58원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추석 연휴 수요로 가격이 급등했던 종전 최고치였던 9월14일(2043.76원)보다는 무려 4원가량이나 오른 수준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기름값 상승의 원인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의 상승'을 꼽고 있다. 따라서 환율이 강세를 유지할 경우 기름값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국제유가와 환율 '역행'
 
지난달부터 싱가포르 현물가격 등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환율이 하락세면 국제 현물가격이 급등한 탓에 기름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배럴당 110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달 2일 배럴당 127.85달러까지 올라가는 등 지난달 내내 배럴당 120달러를 웃돈 것과 비교하면 약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환율은 급등하며 기름값 상승을 견인했다.
 
원·달러 환율은 7월 초 1060원대를 보이다 연중 최저인 8월1일 1049원까지 하락한 이후 급격히 상승해 9월22일엔 연중 최고치인 1193원까지 올랐고 지난주부터 현재까지 1140원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환율이 서서히 떨어지고는 있지만 또 다시 국제 현물가격은 오르고 있어 국내 기름값이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15일(123.89달러) 배럴당 120달러에 다시 진입한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완화와 함께 환율이 서서히 떨어지고는 있지만 중동 지역 내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석유제품 가격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소시모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 수상"
 
이런 와중에 정유사들이 지난달 국제 휘발유가격이 오를 때는 많이 인상하고 내릴 때는 적게 인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9월 첫째주부터 넷째주까지 휘발유시장을 분석한 결과 국제 휘발유가격은 ℓ당 36.65원 인상된 것에 반해 정유사의 세전 공장도가격은 54.97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측은 "백분율로 환산할 경우 국제휘발유 가격이 100 오를 때 세전 공장도 가격은 150만큼 올랐다"며 "국제 휘발유 상승에 비해 정유사가 가격을 많이 인상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 휘발유가격의 하락분은 10.44원, 세전 공장도 가격 인하는 5.03원으로 국제 휘발유가격이 100 하락할 때 공장도가격은 48.18을 인하해 국제 휘발유가격 하락 폭에
비해 정유사의 가격 인하폭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조사결과 국제 휘발유 가격 하락에 비해 정유사는 가격을 적게 인하했다는 것이 소시모측의 주장이다.
 
한편 전국 주유소의 주간 휘발유 판매가격이 6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리터 ℓ당 4.9원 오른 1969.9원을 기록하면서 6주째 올랐다.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올해 4월 첫째주의 주간 휘발유값(1968.0원)보다 1.9원 오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2044.2원으로 주간 평균 최고가를 2주 연속 경신했다.
 
지난주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 역시 전주보다 ℓ당 23.8원 오른 972.8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공급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유사 관계자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에 환율, 유통비용 등 여러변수가 포함되어 결정되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과도하게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이 안정세를 다시 되 찾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강세를 보여 한동안 기름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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