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전 세계적으로 금융권의 탐욕주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의 '탐욕'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의 고급여, 고배당 문제에 대해 손을 대기로 한 것.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국민혈세인 공적자금을 지원받고서도 서민금융과 사회공헌에는 무관심한 채 월가처럼 고임금고 고배당으로 돈잔치를 벌여왔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금융사들의 고배당은 국부 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6~2010년 회계연도) 금융권의 배당성향(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 총액 비율)은 25.9%로 전체 평균 20.3%를 넘었다.
증권업계의 배당성향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국내 5대 증권사의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32.4%로 4대 금융지주의 17.5%의 무려 2배 가까웠다.
또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와 10대 증권사 직원들의 2011 회계연도 평균 월급은 651만원이다.
삼성전자(554만원)보다 97만원, 현대자동차(489만원)보다는 162만원이나 많았다.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은 매달 876만원을 받았고, 하나대투증권 807만원, 삼성증권 768만원, 신한금융지주 752만원 등의 순이었다.
게다가 금융회사들은 국민혈세인 공적자금을 투입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회사들의 고배당은 국부 유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997년 11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은행권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86조9000억원, 투신사 21조9000억원, 보험사 21조2000억원, 저축은행 8조5000억원 등이다.
특히 외국이 지분율이 절반이 넘는 KB금융(57.06%), 하나금융지주(59.73%)는 배당 때마다 배당금의 절반 이상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셈이다.
배당성향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배당액은 상당액이 사주들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배당과 급여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 검토에 돌입했다.
그러나 배당·급여·성과급 등을 직접 손 댈 수 있는 명분이 없기 때문에 ‘건전성 규제’라는 간접적 방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손충당금·이익준비금 등 내부보유금을 충분히 마련토록 한다는 것.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직접적인 방법으로 배당 및 급여 문제 등에 대해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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