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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싱싱경제)'리플리 증후군'이란?
2011-07-21 08:53:55 2011-07-21 08:54:1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앵커 : 최근에 한 방송사에서 종영된 드라마중에 '미스 리플리'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요. 장미리라는 한 인물의 아픈 과거와 그로인해 얻게된 병을 다룬 드라마였습니다. 오늘은 드라마속의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강진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강진규 기자, 리플리 증후군이 뭔지 알아볼까요?
 
기자 : 드라마 제목에 나오는 '리플리 증후군' 또는 '리플리 병'에 대해 정신병리학자들은 자신이 바라는 세계만을 진짜라고 믿고, 자신이 실제로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을 오히려 허구라고 판단하는 정신병이라고 말합니다. 거짓말의 세계에 완벽하게 자기를 주입시켜 일치시키는 현상으로 '리플리 효과'라고도 합니다.
 
인격 장애의 한 유형인 '리플리 증후군'은 개인의 사회적 성취욕은 크지만 사회적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돼 있는 경우 자주 발생합니다.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꿈꾸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서 살며 거짓말을 하고 나중에는 거짓말을 진실로 믿게 되는 겁니다.
 
원래 '리플리'라는 말의 뜻은 "파문이 있는, 잔물결이 이는, 찰랑찰랑하는"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플리가 정신병을 지칭하는 용어로 된 것은 1955년 출간된 한 편의 소설에서 비롯됐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씨는 '재능 있는 리플리 씨'(1955년)를 발표했습니다. 소설속의 주인공인 리플리는 신분 상승 욕구에 사로잡혀 거지말을 일삼다가 결국 자기 자신마저 속이고 환상속에서 사는 인물입니다.
 
이후 소설속 리플리는 '리플리 언더그라운드'(1970년), '리플리의 게임'(1974년), '리플리를 쫓는 소년'(1980년), 리플리 언더 워터(1991년)까지 5편의 리플리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1960년에는 '재능 있는 리플리 씨'를 원작으로 해 알랭 들롱 주연의 명작 '태양은 가득히'가 탄생하고, 1999년에는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로 거듭 납니다.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들롱은 가난하지만 일확천금을 꿈꾸는 야심 많은 청년 톰 리플리로 등장합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필립의 아버지로부터 그림 공부를 한다며 이탈리아로 가서 방탕한 생활에 빠진 필립을 샌프란시스코로 데려오는 조건으로 5000달러를 받기로 합니다. 그러나 필립은 리플리의 말을 무시하고, 톰도 그들과 어울려 부유층의 방탕한 생활을 즐기며 자신도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것이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는 친구의 배경과 사랑하는 여인 '마르주' 등 모든 것을 동경합니다.
 
그러던 중 세 사람은 요트 여행을 떠나는데 필립으로부터 친구라기보다 하인 취급을 당하며 모욕을 겪자 복수를 결심합니다.
 
결국 연인 사이를 갈라놓고 필립을 살해한 뒤, 시신을 돛 조각에 감싸 바다에 버립니다.
 
그 뒤 필립의 신분증과 사인을 위조해 필립 행세를 하고, 이를 눈치 챈 필립의 친구 프레디 마져 살해합니다.
 
그의 거짓행각은 지속돼 필립의 필체로 프레디 살해에 대한 가책으로 자살하며 모든 재산을 애인에게 상속한다는 유서를 조작합니다. 이후 마르주에게 접근해 결혼 약속을 얻어내지만 결국 요트의 스크류에 딸려 온 필립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꿈이 무너지고 맙니다.
 
이처럼 욕망을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자신이 바라는 세계가 진짜라고 믿는 정신병이 '리플리 증후군'입니다.
 
리플리라는 가공의 인물이 정신병리학의 연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20세기 후반부터입니다. 실제로 리플리와 유사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플리병은 아직 공식 명칭은 아니고, 가설 수준입니다.
 
다만 가짜가 범람하고, 학력이나 간판에 따라 기회가 제한되는 학벌사회가 계속되는 한 '리플리 증후군'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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