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앵커: 오늘은 '협업' 이라는 책을 번역 출간한 안정호 네패스 상무를 모셨습니다. 반도체 기업에서 협업이란 책을 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자: 네패스는 반도체를 포함해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네패스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의 경우는 사내 여러 사업부가 협업하여 만들어낸 결과들입니다. 이처럼 사내 협업을 통해 높은 성과를 경험했습니다만, 사실 협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보다 체계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니즈에 가장 알맞은 책이었구요, 저희들만 참고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네패스의 협업사례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저자: 네패스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다양한 사업부가 있습니다. 그 동안 각각의 사업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왔는데요, T-경영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가진 사업부들이 만나 새로운 신사업을 창출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였고, 그래서 만들어진 신사업이
네패스 LED제품입니다.
LED는 칩을 만들기 위해, 기판이 되는 웨이퍼가 필요하고, 회로를 얹기 위한 반도체 공정기술, 그리고 기타 필요한 부품을 만들기 위한 부품소재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LED라이트를 분산하기 위한 편광판의 역할을 하는 CMC등의 봉지제가 필요한데, 이러한 기술들이 이미 내부에 모두 확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서는 잘하고 있었지만, 함께 모여보면 전혀 다른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앵커: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부탁드립니다.
저자: 소니사에서 예전에 나왔던 휴대용 음악기기인 워크맨을 알고 계시죠? 그럼 애플사에서 나온 아이팟이란 제품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혹시 소니사에서 만들었던 커넥트라는 제품을 알고 계신가요? 아마도 잘 모르실 겁니다. 아이팟의 대항마로 소니에서 만든 제품이었는데 실패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아이팟은 대부분의 기술과 부품을 외부업체서 소싱합니다. 애플은 이런 외부업체들과 협업하여 8개월 만에 아이팟을 만들어 큰 히트를 칩니다. 소니는 대부분의 기술과 부품을 자체 생산합니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내부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결국 휴대용 음악기기 시장을 애플에 내주었습니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협업은 세가지 점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품의 복잡성이 증가했습니다.
최근의 사업환경에서는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업의 중요성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시간입니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제품의 Time-to-market을 크게 줄임으로써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회사가치의 극대화입니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회사의 경우는 ROE(자기자본비율)가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결국 주주의 가치와 회사의 미래가치가 높아진다는 것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협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잘못된 협업과 올바른 협업이 있다고요? 그렇다면 협업이 필요한 때는 언제인가요?
저자: 협업의 기회를 우선 평가해야 합니다.
협업을 통한 기대이익이 기회비용과 협업비용보다 클 경우에만 진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어떠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협업을 진행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경우에는 세가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혁신의 제고, 판매의 증진, 운영의 효율화가 그것입니다. 세가지 측면 중 하나라도 분명한 성과가 예측이 될 경우에만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앵커: 이 책을 누구에게 가장 권하고 싶습니까
저자: 협업을 얘기하면 우리 일을 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협업을 하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히려 바쁘기 때문에 협업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협업하여 고객을 발굴하고 협업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같은 시간에 보다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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