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첫 무역수지 적자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3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에 대한 무역적자도 확대돼 올해 상반기 적자가 지난해 전체 적자의 76%를 이미 넘어섰으며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4년 연속 감소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동기의 60%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다행히 2년 연속 감소하던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올해 상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6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163억8천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9.4% 늘어났다.
대일 무역적자가 이런 추세로 계속 늘어나면 올해는 2년 연속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298억8천만 달러는 물론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으로 대일 무역적자는 2005년 119억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2006년 125억8천만 달러로 늘어난 뒤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대일 수입제품의 가격이 높아졌고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업종인 반도체, 플랜트 등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핵심 부품 수입도 함께 증가해 대일 무역적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취약한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대일 적자도 커진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10여년 전부터 대일 무역 역조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과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동에 대한 무역적자는 대일 적자 이상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대(對)중동 무역적자는 365억3천만 달러로 올해 상반기 전체 무역적자(잠정)인 57억1천만 달러의 6.4배에 달하고 지난해 전체 대중동 무역적자의 76.4%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적자폭은 700억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이 기간 대중동 무역적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4.0%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중동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로 대폭 증가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 때문에 중동으로부터의 수입은 69.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미 흑자는 28억4천만 달러에 그쳤고 지난해 상반기보다 38.3% 줄어 4년 연속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석유제품, 반도체, 섬유, 자동차 등의 부진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 반면 수입은 철강제품, 축산물,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대폭 늘어나 무역흑자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
하지만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대중 흑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85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늘어나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경부 관계자는 "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늘었고 가격도 올랐으며 베이징 올림픽 특수에 따른 TV용 패널 수출도 증가해 흑자 폭이 늘어났다"며 "다만 상반기 흑자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꾸준하게 늘어났던 유럽연합(EU)에 대한 무역흑자는 90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3%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경부는 동유럽의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서유럽의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 수출이 줄었고 현지생산이 늘어난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