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경제지표들
2008-07-06 08:59:17 2011-06-15 18:56:52
각종 경제지표들이 최악의 경제난을 겪었던 오일쇼크 또는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과거 오일쇼크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는 지난 80년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순상품 교역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국민들의 소득증가율도 10년만에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리지표, 유동성지표들도 하나 같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 비경제활동인구 1천500만명 돌파

한은은 올해 취업자 증가인원이 19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03년(3만200명 감소)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연도별 증가인원은 2004년 41만8천300명, 2005년 29만9천명, 2006년 29만4천700명, 2007년 28만2천명 등이었다.

취업자 증가폭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업률은 평균 3.2%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경제활인구는 올해 평균 1천520만7천명으로 작년의 1천495만4천명에 비해 25만3천명이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1천500만명을 돌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1천405만2천명, 2001년 1천410만8천명, 2002년 1천404만2천명, 2003년 1천438만3천명, 2004년 1천430만명, 2005년 1천455만7천명, 2006년 1천478만4천명, 2007년 1천495만4천명이었다.

◇ 수입물가, 오일쇼크후 최대폭 급등

5월중 수입물가는 작년 동월에 비해 44.6% 올라 지난 98년 3월 49.0% 이후 10년여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원유.곡물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환율 요인을 제거한 달러 기준으로 보면 5월중 수입물가 상승률은 29.5%로 2차 오일쇼크 때인 지난 80년 5월의 33.7% 이후 28년만에 최고치다. 98년의 경우 환율이 1,80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를 폭등시켰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안정세를 보이며 12.3% 떨어졌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83.6%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올들어 1월 48.7%, 2월 49.4%, 3월 56.4%, 4월 58.5%로 점차 높아지다 5월에 80%대로 껑충 뛰었다.

수입물가가 뛰면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도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5월중 생산자물가는 작년 동월에 비해 24.0% 상승해 98년 10월의 26.9%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 역시 6월 5.5% 급등해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9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증가율로 전망한 4.8%도 10년래 최고치다.

◇ 순상품 교역조건 사상 최악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4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2005년=100)는 작년말에 비해 6.7% 하락한 80.5를 나타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다.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이 지수가 80.5라는 것은 2005년에 동일한 물량의 수출로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해 1분기에는 80.5개만 수입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작년 2.4분기 92.2, 3.4분기 90.5, 4.4분기 86.3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경상수지 10년만에 적자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90억달러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가 마이너스인 것은 1997년 82억8천740만달러 적자 이후 11년만에 처음이다.

경상수지는 1998년 403억7천120만달러, 2000년 122억5천80만달러, 2002년 53억9천390만달러, 2004년 281억7천350만달러, 2005년 149억8천90만달러, 2007년 59억5천430만달러 등의 흑자를 보였었다.

관세청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이미 올 상반기에 57억달러 적자였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97년 상반기(-92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 호주머니 사정, 외환위기 상황으로

소득지표들도 지난 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소득지표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오일쇼크 때인 80년과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등 두차례 뿐이었다.

소득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소득이 1년 전에 비해 줄게 된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1분기에 비해 0.2%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당장 2분기부터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GDI는 국내총생산(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반영해 산출하는데 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반면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손실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소득지표인 국민총소득(GNI) 역시 1분기에 1.3% 증가해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유동성 증가세 9년만에 최고

최근 물가불안은 국제 원자재값 급등 등 공급 충격에 의해 발생한 것이지만 과다한 시중유동성에 따른 수요측 요인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잉 유동성은 총수요를 확대시켜 가뜩이나 높은 물가상승률을 더 끌어올린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대출 경쟁으로 그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잔)는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로 13.3%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99년 2분기의 17.5% 이후 9년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분기 광의유동성(L.말잔) 증가율도 12.9%로 2002년 4분기의 13.6% 이후로 5년여만에 가장 컸다.

◇ 투자 8년만에 최악

투자는 8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국내외 경제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의 기계류 투자는 작년 같은 분기에 비해 0.9%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가 줄어든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1.4분기별 기계류 투자 증가율은 2001년 -1.0%였으나 2002년 0.2%, 2003년 3.4%, 2004년 5.4%, 2005년 8.1%, 2006년 3.2%, 2007년 13.5% 등의 호조세를 보였다.

연간 기준의 기계류 투자액은 2001년 -7.9%였으나 2002년 6.6%, 2003년 2.2%, 2004년 7.2%, 2005년 7.4%, 2006년 8.2%, 2007년 7.6% 등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 기업 체감경기 10년만에 최악

제조업의 채산성에 대한 체감은 10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천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6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6월 업황지수(BSI)는 77로 전월의 85에 비해 8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06년 8월의 7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제조업의 채산성 BSI는 6월에 68로 전월의 76에 비해 8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는 98년 3.4분기의 53 이후 가장 낮다. 한은은 BSI지수를 분기별로 발표하다 2003년부터 월 단위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BSI는 83에서 72로 11포인트, 내수기업 채산성 BSI는 72에서 65로 7포인트 각각 내려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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