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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11: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을 통해 철강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있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요구되는 내구성과 정밀한 기술, 끊임없는 혁신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브랜드 활동은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제철의 기술 중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제철은 WRC의 역동적인 경기 장면과 철강 생산 현장을 연결한 브랜드 필름을 공개했다. 영상은 극한의 조건에서도 성능과 안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모터스포츠와 높은 강도, 내구성, 품질 안정성을 갖춰야 하는 철강산업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경기 차량이 거친 노면과 급격한 온도 변화, 반복적인 충격을 견디며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핵심 소재로 쓰이는 철강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영상은 철강을 단순한 산업 소재가 아닌 기술과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표현한다. 철강은 자동차의 차체와 주요 구조물은 물론 건설, 에너지,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제품의 강도와 가공성, 안전성, 생산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재 개발부터 제조 공정까지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특성을 WRC의 도전 정신과 연결해 철강산업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기술 중심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에서 주목할 사업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추진 중인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프로젝트다.
현대차(005380)그룹은 2026년 9월 해당 사업의 착공 계획을 구체화하며 북미 자동차용 강판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투자 규모는 약 58억 달러로,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톤 수준이다. 현대제철이 중심이 되는 이 사업에는 현대제철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기아 등이 참여한다. 계획상 자동차용 강판 180만톤과 일반 철강재 90만톤을 생산하며,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능력과 가동 일정은 향후 건설 및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HPLS의 핵심은 전기로 기반의 저탄소 철강 생산체계다. 철스크랩과 직접환원철(DRI) 등을 활용해 기존 고로 중심 생산방식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자동차용 고급 강판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기존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최근 실적은 외형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약 6조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약 577억원으로 43.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약 121억원으로 67.6% 줄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이익이 감소한 것은 철강업의 수익성이 판매량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품 판매가격과 철광석·원료탄·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 에너지 비용, 제품 구성, 공장 가동률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판매가격이 충분히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원가 부담이 커지면 매출 증가에도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철강시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과 수요 부진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는 봉형강류 수요에 부담을 주고, 판재류 시장에서도 수입재와의 가격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9월에는 중국산 후판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업계 보도가 나왔으며, 열연·후판 등 주요 제품의 국내 판매 여건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환경에서 국내 철강업계의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조치는 가격 경쟁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변수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실효성을 발휘하면 국내 시장의 저가 수입재 압력을 낮추고, 국내 업체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규제 효과는 제품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수입량과 실제 거래가격, 국내 유통가격의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현대제철이 열연·냉연·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도 수익성 회복을 위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격 인상 방침이 발표됐다는 사실만으로 실적 개선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판매가격에 인상분이 반영되는지, 원재료 비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지, 수요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2026년 3분기 실적은 10월 29일 현재 공식 확정 실적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철강 시황과 스프레드 개선 여부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향후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매출 성장률보다 영업이익률과 제품별 수익성의 개선 여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이 대응해야 할 외부 변수는 국내 철강 수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무역 규제와 관세 정책은 한국산 철강 제품의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도금강판 등 일부 제품을 둘러싼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관련 움직임은 현지 판매가격과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미국 현지 생산체계 구축은 이러한 통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중장기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지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현지 완성차 공장에 공급하면 국가 간 무역장벽과 물류 문제에 대한 노출을 줄일 여지가 있다. 다만 현지 생산 역시 원료 조달, 인건비, 에너지 비용, 설비 투자 부담으로 국내 생산보다 반드시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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