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군사정보 공유·방산 협력 확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조속 체결 추진…첨단산업·공급망 협력 강화
2026-10-29 19:01:38 ㅣ 2026-10-29 19:56:55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청와대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한국과 독일이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국방·경제안보 협력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습니다.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한편 첨단산업과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 추진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막기 위한 외교적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두 정상은 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안보 분야에서는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확대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기적인 군사 교류와 훈련 협력을 추진하고 정보 교류도 강화합니다. 양국 국방부 간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이어가며 안보 정책과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방산기업들이 독일과 합작 투자 및 공동 개발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는 데 깊은 관심이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호혜적 협력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이기에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노력에 깊은 공감을 표명해 줬다"며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변함없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도 "분단의 직접적인 경험이 우리를 연결했다. 분단 국가에 산다는 게 얼마나 아픈 일인지 우리는 잘 안다"며 "내일(30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안보는 유럽의 안보와도 직접 맞닿아 있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유럽의 자유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공급할 가능성도 거론하며 양국의 안보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등 국제 현안에 대한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공동성명에서는 "무력이나 위협 또는 불법적인 통행료나 통항 조건의 부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포함한 해상교통로를 교란하는 행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을 비롯한 모두의 안보와 번영을 위협하는 것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위협과 허위 정보에 공동 대응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이 초래할 안보 위협에 대한 의견 교환도 심화하기로 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첨단기술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양국은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의향서를 체결하고 자동차·배터리·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양자·바이오·우주 분야의 공동 연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제·산업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첨단산업과 미래 성장동력 분야로 지평을 넓히기로 했다"며 "핵심 광물 및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EU가 추진하는 산업가속화법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막기 위한 협조도 요청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EU 역내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가속화법은 EU 내 공공조달과 정부 지원에서 유럽산 제품을 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불립니다.
 
양국은 기업과 국민의 교류를 늘리기 위한 제도 개선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국민과 기업 간 교류를 더 촉진하기 위해 비자 및 체류 허가증 발급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드렸다"고 밝혔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내년 가을 베를린에서 열리는 디지털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AI 안보 연구소 간 협력을 추진하고 양국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이현민 기자 topef1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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