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탄소가치 화폐화' 모형 개발…2금융권 녹색금융 숨통?
2026-10-29 15:08:00 ㅣ 2026-10-29 15:45:47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원화 가치로 환산하고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 전략을 계량화하는 기후금융 평가 모형 개발에 나섰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지난 21일 '신보형 기후금융 평가모형 개발'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습니다. 사업 예산은 1억401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입니다. 다음 달 2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5일 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계약 체결일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신보는 기존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모형'을 고도화하고 탄소가치·전환전략 평가 모형을 새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기존 모형은 엑셀에 기업 활동 자료를 입력하거나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합 산정 모형으로 개선해 정확도와 사용성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새로 개발하는 '탄소가치 평가모형'은 온실가스 감축량에 탄소 가격과 위험 요인 등을 반영해 경제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산출합니다. 감축 효과를 단순한 수치로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경제적 가치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전환전략 평가모형'은 기업의 탄소 배출 감축 전략과 자금 사용자의 감축 의지를 정량·정성적으로 평가합니다. 금융위원회·환경부·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과 주요국 사례 등을 반영하고,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과 탄소가치 평가에는 입력값과 절차를 간소화한 별도 모형도 마련합니다. 기존 심사 자료와 공시 정보, 신용정보원의 기후금융 웹포털 등 활용 가능한 데이터도 반영합니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과 연계된 과제입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공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정책금융기관은 올해 7월까지 42조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해 연간 목표의 74.1%를 달성했습니다. 신보는 같은 기간 7조8000억원을 공급해 연간 목표액 13조원의 누계 목표를 넘어섰습니다.
 
시장에서는 새 평가 모형이 자체 ESG 평가 체계와 전문 심사 인력이 부족한 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했습니다. 표준화된 평가 체계가 민간 금융사에 공유되면 중소기업 대출과 친환경 설비 리스, 투자 심사 등에 활용해 기후금융 취급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보는 외부 금융사와의 연계에는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신보 관계자는 "개발되는 모형은 신보의 내부 심사 시에만 활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2금융권 여신과의 연계 보증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후금융 웹포털 데이터 연계와 스크래핑도 모형 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 결과를 외부 금융사와 공유하거나 범금융권 공통 심사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은 현재 검토 대상이 아닙니다.
 
2금융권에서도 기후금융이 업권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 안에 기후 관련 내용이 포함돼 관련 대출을 취급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지만, 업권 전체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보가) 보증해 주면 안 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취급 여부는 회사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공공부문에서 마련한 탄소 감축 평가 체계가 민간 금융권의 여신·투자 판단으로 확산하려면 평가 결과의 외부 공유와 데이터 활용 범위, 금융사별 적용 기준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용보증기금 사옥(왼쪽)과 미세먼지에 덮인 서울 중심지. (사진=신용보증기금, 뉴시스.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