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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7일 18: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상법에 명문화된 이후 이사회의 자본 배분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와 주주간 공정한 가치 배분을 함께 실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자금조달로 모회사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지분율 감소와 가치 감소는 구별해야 한다는 얘기다. 발행 조건의 공정성과 특정 주주로의 부당한 가치 이전 여부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7일 <IB토마토> 주최로 열린 '2026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세션2 연사로 나선 신현식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는 '상법 개정 시대의 이사회와 자본배분'을 주제로 기업가치 창출과 주주 간 공정한 가치 배분을 위한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
신 변호사는 개정 상법의 충실의무를 주당순이익(EPS) 유지 의무, 지분율 희석 금지, 잉여현금의 일률적 환원 의무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가격의 신주 발행도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만큼, 이사회는 지분율 변화라는 겉모습보다 거래 조건과 가치 귀속 구조를 실질적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정법의 실무적 의미로 '두 층위의 심사'를 꼽았다. 회사에 대한 투자나 거래가 합리적인지 먼저 따지고, 그 이익과 부담이 주주 사이에 어떻게 귀속되는지를 별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회사 총자산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주주에게 공정한 거래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며 "한 층위의 긍정적 평가가 다른 층위의 문제를 자동으로 치유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해서는 지분율 감소와 가치 감소 또한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투자 전 가치 1000억원인 자회사가 공정한 조건으로 250억원을 조달해 모회사 지분율이 80%로 낮아진 사례를 들었다. 그는 "지분율은 줄었지만 가치가 반드시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신주 발행가격의 불공정성, 중복 상장에 따른 시장 평가 변화, 이해상충과 소통 부족"이라고 짚었다.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을 줘야 한다는 요구 또한 선을 그었다. 신 변호사는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배분하거나 이익을 환류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신주인수권이나 현물배당이 모든 물적분할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는 아니다"라며 회사법, 자본시장법, 세무와 상장 규정상 가능성과 비용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된 중복상장 제도 개선 역시 소개했다. 이번 개선으로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기업은 모회사 주주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따져보고, 이들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 설명해야 한다.
전환사채(CB)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 CB는 일정 가격에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 전환가격을 낮춰 주는데, 이를 '리픽싱'이라고 한다.
신 변호사는 "상장회사의 리픽싱에는 하한선이 있어 전환가격이 끝없이 내려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규정상 허용되는 조건이라고 해서 기존 주주에게 공정한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전환으로 주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조달한 돈을 어디에 쓰는지, 다른 조달 방법은 없었는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상법 개정으로 회사가 사들인 자사주는 1년 안에 소각하는 것이 원칙이 됐다. 임직원 보상 등 법이 정한 목적으로 계속 갖고 있으려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 변호사는 자사주 매입도 숫자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개정 전부터 갖고 있던 자사주는 언제부터 1년을 셀지 기준이 따로 있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이미 보유한 자사주는 주당순이익 계산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이를 소각한다고 주당순이익이 다시 오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는 왜 이 투자를 하는지, 왜 이 가격인지, 왜 이런 방식으로 돈을 조달하는지,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는지, 어떤 상황이 되면 결정을 바꿀지 주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질문에 근거를 갖춰 답하는 것이 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가치를 키우는 자본배분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개정 상법 시대에 이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특정 배당성향이나 주당순이익 수치 하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안에서 기업가치를 키우고, 그 가치가 일부 주주에게 쏠리지 않도록 판단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그는 "절차를 충실히 지켰다고 조건까지 공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조건이 공정하다고 부실한 검토나 이해상충이 덮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합리적인 내용과 믿을 수 있는 절차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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