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3분기도 호황…원재룟값·현금흐름은 ‘변수’
LS전선·대한전선 성장세…수주잔고도 확대
현금흐름 악화는 과제로…고부가 사업 강화
2026-10-26 15:09:38 ㅣ 2026-10-26 15:18:5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국내 전선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전력 인프라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초고압·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다만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과 수주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는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LS전선 직원이 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에 따르면 LS(006260)전선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5602억원,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 8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전선(001440) 역시 매출 1조578억원, 영업이익 4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72%, 63.50%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꾸준히 이어지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송배전망 교체,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등이 맞물리면서 초고압 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선 판매가격에 구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는 점도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늘어나는 수요는 수주잔고에서도 확인됩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S전선의 별도 수주잔고는 7조8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습니다. 대한전선 역시 수주잔고가 4조629억원에 달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양사는 확보한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고부가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LS전선은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5공장 증설을 통해 HVDC 케이블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멕시코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버스덕트 생산 거점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한전선도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과 베트남 400킬로볼트(kV)급 초고압 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저케이블 생산뿐 아니라 운송과 포설,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턴키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이 미국 현지에서 케이블 포설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다만 실적 개선과 별개로 꾸준히 상승하는 원재료 가격과 현금흐름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구리는 전선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원재료입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전선 판매가격에도 상승분이 반영돼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지만, 원재료 구매에 필요한 자금도 함께 늘어납니다. 특히 수주 물량이 많아질수록 제품 생산과 납품에 앞서 투입해야 하는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LS전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42억원 순유출로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대한전선 역시 318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고 지출한 현금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또 LS전선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45.2%, 대한전선은 전년 동기 대비 59.3% 증가했습니다. 수주가 늘면서 구리 등 원재료 구매와 제품 생산에 자금이 먼저 투입돼 현금 유출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선업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수주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늘어난 수주 물량을 매출로 전환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케이블은 수주 이후에도 고객사의 일정에 따라 발주와 납품이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며 “현재 수주잔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는 만큼 향후 납품이 본격화하면 매출과 이익은 물론 현금흐름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은 늘어나지만 그 자체로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와 수익성이 높은 HVDC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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