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처분 가능성 반영해야"
"처분 이력 이어질 객관근거 있으면 미래현금흐름 추정 반영"
삼성생명, 처분계획·배당 예상 시 반영…회계가정 적정성 쟁점
학계 "처분손익도 미래현금흐름·보험부채 산정에 고려 가능"
2026-10-21 17:20:33 ㅣ 2026-10-21 17:35:00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005930) 지분 처분 이력이 향후에도 이어질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유배당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 추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삼성생명이 해당 원칙을 실제 회계 가정에 반영했는지, 향후 처분이익이 발생하면 누적 결손과 연계해 계약자 몫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삼성생명이 누적 결손을 이유로 추가 배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보여온 가운데, 향후 처분 손익의 회계 반영과 계약자 귀속분 산정이 적정하게 이뤄지는지가 관건입니다.
 
21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금융감독원 서면 답변을 보면,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투자자산 처분 이력이 경영전략이나 사업계획 등을 통해 향후에도 발생할 것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경영자 행동 가정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117호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할 때 합리적이고 뒷받침 가능한 정보를 중립적으로 반영하고, 자산운용 전략과 배당정책 등 경영자행동 가정도 객관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은 삼성생명(032830)의 추가 지분 처분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입니다. 만약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지면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지분 보유 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에도 삼성전자 주식 약 1조2176억원어치를 처분한 바 있습니다. 다만 향후 추가 처분 여부와 규모·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 계획을 밝혔으며, 이후 주주환원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배당은 삼성생명의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만 지분 처분손익을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실제 지분 처분이 이뤄질 경우 그에 따른 손익을 유배당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과 보험부채 산정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입니다.
 
지분 처분이익을 유배당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과 보험 부채에 어떻게 반영하느냐는 앞서 올해 1월에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학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처분 계획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유배당 보험계약 관련 보험 부채를 0원으로 산정하는 것은 회계 논리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올해 2월 감사보고서에서 운용자산 처분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고, 이에 따라 유배당 보험계약의 배당현금흐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보험 부채 측정에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이에 더해 경영전략이나 사업계획 등을 통해 향후에도 투자자산 처분이 이어질 객관적 근거가 있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경영자 행동 가정 등에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손혁 계명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지분 처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근거가 있다면 처분손익도 미래현금흐름 추정에 반영하고, 이에 따라 보험부채 산정에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실제 회계 가정에 이 같은 가능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그 판단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공시와 회계처리, 자산 처분 가정 등에 대해서는 회계법인과 계리법인의 외부 검증이 이뤄진다"면서 "향후 실질과 다른 사실관계 등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점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회계 가정에 처분 가능성을 반영하는 문제는 실제 처분이익이 발생했을 때 계약자 몫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와도 연결됩니다. 금감원은 삼성전자 지분 처분으로 유배당 보험계약과 관련한 이익이 발생하면 관련 법규와 회사 배당정책에 따라 계약자배당이 이뤄질 수 있으며, 해당 금액은 보험부채로 회계처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업법 시행규칙 제30조의2에 따르면 배당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이익 중 주주지분은 10% 이하이고 나머지는 계약자지분으로 회계처리합니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 처분 대금이나 처분이익의 90%가 계약자에게 자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계약자 몫은 유배당 계약 관련 손익과 배당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올해 6월 말 기준 과거 산정 방식에 따른 계약자지분조정 금액을 50조8833억원으로 공시했습니다. 
 
이 같은 쟁점은 삼성생명이 추가 배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보여온 상황과도 맞물립니다. 삼성생명은 유배당 보험의 역마진과 누적 결손 등을 근거로 추가 배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해왔습니다. 지난해 말 유배당 계약 관련 결손 보전액은 약 11조3000억원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과거 누적 결손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처분이익의 회계 반영 여부나 계약자 귀속분까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손 교수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손 교수는 "올해 6월 16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84조6000억원이었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의 가치는 171조원에 달했다"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상당 부분은 유배당 계약자라는 것을 시장은 알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수록 금산법과 자사주 소각등에 따른 삼성생명의 지분 처분 유인이 커질 수 있고, 향후 역마진 가능성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사진=삼성생명)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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