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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1일 09: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월 구성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에서 가장 호평받는 인사 중 한 명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것과 달리 순탄하게 장관에 취임했다. 여야 모두에게 무난한 평가를 받았고 중소기업 대표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중기 성장 사다리 확충'을 강조했다. 지난 15일 천안 차세대 반도체 공정 소재 전문기업 '엘케이켐(점프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방문해 지역 현장을 방문해 "지역 성장엔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할 중기들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확충하겠다"며 "점프업 참여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제기된 연구개발·해외 진출·규제 등의 애로사항은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출발은 순조롭다.
중기부에 연착륙한 그가 직시해야 할 현실은 따로 있다. 외환위기 이후 수십 년이 흘렀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진단이 떠나지 않는다.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이 중소기업의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표가 나아지는 와중에도 현장의 불안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소영 중기벤처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중기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 9월에 꺾였다. C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기준값이 100으로 해당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기업들이 낙관적, 100 이하면 비관적이다. 94.3이었던 지난 1월 중기 CBSI(제조업)는 8월에 99.8까지 상승했지만, 지난 9월 94.4로 하락하면서 비관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을 방증했다.
자본시장에서도 중기들은 '눈칫밥'을 먹고 있다. 대다수의 중기들이 '기술특례'가 아니면 코스닥(KOSDAQ) 상장 조차 시도하기 어렵다.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재무·경영 등의 어려움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2020년 들어 한국 경제가 글로벌 중심으로 들어선 현실은 중기들의 어려움을 더 각인시킨다. 코로나 대유행을 통해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도약한 우리 경제는 이제 후발 주자들과의 '초격차'를 말한다. 우리를 바라보는 세계 정상들의 시선도 달라졌고, 목소리 또한 커졌지만 중기들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초격차를 논할 정도로 성장한 한국 경제의 뿌리는 '중기'다. 중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위상에 올랐다. 안타깝게도 미국-이란간 전쟁 장기화 등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악재들은 최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또다시 중기를 괴롭히고 있다. 이 장관은 "기업성장 가로막는 규제 걷어내는 게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 말을 현장의 변화로 입증해야 한다. 취임을 반긴 박수는 출발에 대한 기대일 뿐이다. 장관의 성적표는 성장 사다리를 약속한 횟수가 아니라 그 사다리를 딛고 올라선 기업의 수로 매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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