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미국발 물가 충격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또다시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7월 폭락장의 종가 기준 저점마저 밑돌았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마감했습니다. 낙폭과 하락률 모두 지난 7월28일 폭락장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장중에는 낙폭이 9.29%까지 확대되며 5450.81까지 밀렸습니다. 장중 저점은 지난 7월 폭락 당시 종가 기준 저점인 5593선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당시 장중 저점은 5263선이었습니다. 코스피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7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4년 9월3일부터 11일까지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63.06포인트(7.65%) 내린 760.82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부터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안전장치도 잇따라 작동했습니다. 오전 9시7분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5.27%) 하락, 코스피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전 9시12분 코스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매도 사이드카가 양 시장에서 같은 날 울린 건 지난 7월29일 이후 약 11주 만입니다. 이후 낙폭이 더 커지면서 오후에는 코스닥에서 낮 12시23분, 코스피에서 낮 12시38분 각각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올해 들어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는 코스피 10회, 코스닥 5회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급락은 미국발 물가 충격에 AI 투자 둔화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시장 전망치인 3.6%를 웃돌았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상승세에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5.32%대까지 오르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압박했습니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도 매도세를 부추겼습니다.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AI 인프라 투자 대비 수익성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AI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했습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추격과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까지 겹치면서 업황을 둘러싼 경계심도 커졌습니다. 이 같은 우려가 AI 투자 사이클에 민감한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로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9.48%,
SK하이닉스(000660)는 11.06% 하락했습니다.
삼성전기(009150)는 15.36% 급락했고
SK스퀘어(402340)도 10.21% 내렸습니다. 코스닥에서도
원익IPS(240810)(15.47%)와 심텍(11.91%),
주성엔지니어링(036930)(14.97%) 등 반도체 장비·부품주가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AI 산업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해온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폭도 커졌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6243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가 10.19% 하락했고 석유와 가스도 6.66% 내렸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은 미국 장에 반영됐던 악재들로, 7거래일 연속 급락 및 전저점 이탈하는 과정에서 강화된 투자심리 냉각됐다"며 "다음주 이후에 예정된 3분기 주도주 실적 시즌에서 지난 2분기처럼 또 한번 AI 우려를 해소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빈번하게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과매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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