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병원비 3900만원 환수 못 한다…국가, 소멸시효 지나 패소
진료비 부담 의무 인정했지만…교정당국 납부 통지는 요건 못 갖춰
대납 5년 지나 소송…법원, 국가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 배척
2026-10-15 15:52:32 ㅣ 2026-10-15 16:05:5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법원이 국정 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로 지목됐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병원비 약 3900만원을 대신 내주고, 이를 돌려달라는 국가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최씨가 진료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지만,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입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개명 후 최서원)가 2018년 4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김도요 부장판사는 15일 대한민국이 최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도 국가가 부담토록 했습니다.
 
법원은 최씨에게 병원비를 낼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씨가 자신의 비용으로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받겠다고 요청했고, 서울동부구치소장도 자비 부담을 조건으로 이를 허가했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국가가 대신 낸 진료비와 지연손해금을 최씨가 지급할 의무는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구상권 채권이 2020년 10월경 발생했고,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소 제기 전에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음은 기간상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앞서 최씨는 2019년 7월 서울동부구치소 수용 당시 목욕탕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진 뒤, 2020년 5~7월 강동성심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최씨가 경제적 사유를 들며 입원비를 내지 않자 교정당국은 같은 해 10월23일 병원비를 대납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같은 달 28일 최씨에게 진료비 납입을 고지했으나 이후 5년 가까이 별다른 후속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최씨 진료비 대납 사실을 인지한 교정당국은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상금 청구소송 제기를 지시했고, 서울동부구치소는 같은 달 25일 최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였습니다. 국가재정법상 국가의 금전채권은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합니다. 다만 규정에 따라 국가가 행하는 납입 고지는 시효 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봅니다. 
 
최씨 측은 국가가 병원비를 대신 낸 2020년 10월23일부터 5년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가는 최씨가 2020년 10월28일 받은 병원치료비 납부 최고 통지가 법령에 따른 납입 고지에 해당한다고 맞섰습니다. 이 통지로 시효가 중단됐고, 30일의 납부 기한이 지난 다음 날인 2020년 11월28일부터 시효가 다시 진행했으므로 지난해 11월25일 제기한 소송은 기한 안에 이뤄졌다는 주장입니다.
 
법원은 국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납부 통지 사실만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법령이 정한 절차와 형식을 갖춘 납입 고지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국가채권관리법령에 따르면 납입 고지가 이뤄지려면 납입 결의서가 작성돼야 하고 납부 주소, 금액 산정 근거 등 사항이 모두 규정돼야 하는데, 구치소 측에서 최씨에게 이런 형식을 지켜 통보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법원은 “따라서 이 사건 납부 최고 통지만으로는 납입 고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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