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9시반 오픈? 폐점시간도 30분 늦춰야"
오전 개점 늦추자 소비자 불만
"대면 업무 더 어려워져"
2026-10-02 16:00:56 ㅣ 2026-10-02 16:00:56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은행 영업시간을 30분 줄인다는 노사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점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용 가능한 시간까지 짧아지면 대면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개점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30분으로 늦추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됩니다.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직장인이나 고령층 등 은행 창구를 직접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씨(35)는 "은행 업무를 보려면 출근 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야 하는데 오전 9시30분부터 문을 열면 출근 전에 들르는 건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없는 업무까지 생각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에 사는 김모씨(62)도 "모든 은행 업무를 휴대전화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특히 나이가 들수록 직원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은행 이용시간까지 줄어드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은행 점포가 이미 크게 감소한 상황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7개 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는 5514개로, 2020년 말 6404개보다 890개 감소했습니다.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30분~오후 4시로 변경되면 정규 영업시간은 기존보다 30분 짧아지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시적인 단축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18년 만의 영업시간 변경입니다. 
 
금요일 '라스트콜' 제도를 둘러싼 혼선도 소비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노사는 금요일 영업 종료 30분 전부터 고객 업무를 마무리하는 라스트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금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사실상 고객 접수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금요일 은행 이용시간이 1시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에 대해 라스트콜이 오후 3시30분 영업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요일 공식 영업 종료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되며, 오후 3시30분부터 신규 고객 접수를 일률적으로 중단하는 내용도 잠정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인데요.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운영 방식은 각 지부 노사가 정해질 전망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의 영업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대면 금융서비스 이용 기회가 축소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씨(41)는 "은행 문 여는 시간을 30분 늦추는 거라면 닫는 시간도 그만큼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직장인들은 오후 4시까지 은행에 가기도 어려운데 이용할 수 있는 시간만 줄어드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에서 고객이 창구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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