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전 세계 공장에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이 처음으로 5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자동차 생산현장에서도 용접·도장 등 정해진 작업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을 넘어,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휴머노이드로 활용 영역이 넓어지는 모습입니다. BMW가 실제 생산라인에서 휴머노이드 작업 데이터를 쌓고 있고, 현대차그룹과 도요타도 대규모 로봇 활용을 준비하는 등 완성차 공장의 ‘로봇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9일 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6’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처음으로 5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전년보다 9% 증가했고 7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해 신규 설치도 60만대를 넘어 1년 전보다 11% 증가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35만4000대를 새로 설치해 전 세계 신규 설치의 59%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은 약 3만8500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고, 한국은 약 3만대로 4위를 유지했습니다. IFR은 한국의 경우 자동차산업 신규 투자가 본격화되는 2027~2028년부터 로봇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이미 일부 완성차 공장에서 실제 작업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업체 피겨에 따르면 ‘피겨 02’는 미국 BMW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1250시간 이상 가동되며 9만개 이상의 부품을 처리했고, BMW X3 3만대 이상의 생산에 참여했습니다. BMW는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이온(AEON)’을 투입해 고전압 배터리 조립과 부품 생산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휴머노이드의 생산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물류와 부품 서열 작업 등을 학습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시설을 현재의 약 10배 규모로 확대합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수년 내 현대차·기아 글로벌 사업장에 아틀라스 2만5000대를 순차적으로 배치하고 2030년까지 작업 범위를 부품 조립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국에는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생산시설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도요타도 생산 자동화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2028년부터 공장 현대화와 자동화에 연간 최대 1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룹사와 주요 협력사를 포함해 필요한 로봇은 약 40만대로, 기존 로봇 교체와 신규 설치, 물류·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포함됩니다.
완성차업계가 휴머노이드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기존 생산환경에서 다양한 작업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용접·도장처럼 정해진 위치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휴머노이드는 사람이 일하도록 설계된 생산환경에서 이동하며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를 통해 실제 제조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부품 운반과 서열 작업에서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완성차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입니다.
다만, 휴머노이드의 자동차 생산현장 적용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실제 공장에서 장기간 운용하며 구체적인 작업 실적을 공개한 사례는 일부에 그칩니다. 완성차업체들이 대규모 배치를 앞두고, 우선 실제 생산환경에서 작업시간과 안전성, 신뢰성을 검증하고 적용할 공정을 넓혀가는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은 이미 자동화 수준이 높은 만큼 앞으로는 단순히 로봇 설치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생산현장에서 어떤 작업을 맡기고 안정적으로 얼마나 오래 가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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