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28일 서울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 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현장 모습. (사진=합참)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지난 21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폭발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군 당국의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정된다면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합동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장인 권대원(육군 중장) 합참차장은 2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중간 현장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번 지뢰 폭발 원인은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며 "최종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인 만큼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고,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차장은 이같이 판단한 이유로 △해당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은 없고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2025년 9월에 발견된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감정 결과로 갈색 이물질이 검출되고 철제 파편이 없는 것을 고려 시 폭발 원인은 아군 지뢰가 아닌 것이 확실한 점 △1차 폭발 지점 약 1m 인근 지점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폭발 지점의 화구 및 폭발 화염 형태, 피해 장병의 부상 정도, 작전 인원의 진술 등을 통해 북한군의 지뢰로 추정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권대원 합참차장이 28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DMZ 폭발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권 차장의 설명에 따르면 폭발한 지뢰는 2발이며 폭발 당일 작전 병력 철수과정에서 미폭발 지뢰 1발이 발견됐다는 진술이 있었던 만큼 폭발 원점 일대에 총 3발의 지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폭발 지점은 MDL 남쪽 10여m 지점이며, 최근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으로부터 10여 m 이격된 지점으로 확인됐습니다. 1차 폭발과 2차 폭발이 발생한 지점은 약 1m 정도 떨어진 지점이었고, 미폭발 지뢰가 발견된 지역도 약 1m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과수의 1차 감정 결과 지뢰 폭발 시 부상자 장구류에서 채취된 물질에서는 TNT 성분과 갈색 계열의 이물질 등이 검출됐습니다.
이날 현장을 확인한 폭발지점의 화구 형태와 폭발 당시 화염에 대한 작전 병력의 진술, 피해 장병의 부상 정도를 고려할 때 폭발 원인은 아군의 지뢰는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권 차장은 "미폭발 지뢰 1발은 최종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며 "진술을 근거로 북한군 목함지뢰의 형태와 유사한 갈색의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이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는 확보한 지뢰 파편이 아군 지뢰에서 발생하는 철제 파편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군이 사용하는 M14, M16 대인지뢰의 경우 폭발 시 철제 파편이 생성되도록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폭발한 지뢰로 부상당한 장병의 장비 등에서는 철제 파편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이 28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양진혁(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은 "오늘 오후 국과수로부터 접수한 작전 병력 피복 및 장구류 등 총 10종에 대한 폭약 성분 감정 결과에 따르면 방탄헬멧 1개 품목, 방탄조끼 2개 품목 등 총 3개 품목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다"며 "주 장약이 TNT인 아군 지뢰는 폭발 시 철제·파편이 다량 발생하고 살상 반경이 약 20m 이상인 반면, 감정 결과에 제시된 폭발 원인 물체의 장약으로 TNT가 사용됐지만 철제 파편이 없고 갈색 이물질만 있으며, 살상 반경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할때 아군 지뢰는 아니며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군 당국은 이날 현장 조사를 통해 폭발한 지뢰 2발과 미폭발 지뢰 1발 모두 북한군이 매설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우선 표면에 지뢰가 없었고, 공병 전문요원들이 지뢰탐지기로 여러 차례 탐지했지만 탐지되지 않은 데다, 진술에 따르면 그 지역을 7~8명이 서너번 이상 왔다 갔다해서 안전한 지역으로 판단했다"며 "지뢰 폭발은 매설 깊이, 각도 등 여러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고, 표면이 없었기 때문에 매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 발은 매설되었지만 두 발은 터져버렸기 때문에 매설된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유실지뢰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유실된 거면 또 땅에 묻혀 있을 수도 있어서 유실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을 때는 매설된 상태였기 때문에 매설로 추정을 할 수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이 최근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설치한 지뢰지대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형 변화를 식별한게 지난해 9월경이고, 우리군 기준 MDL로부터 10m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보고 받았지만 현장에 가본 결과 GPS 오차가 있을 수 있어서 북한군이 새로 설치한 지뢰지대일 가능성도 있다"며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의 고의성 여부와 관련해선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작전 활동이 있었던 지역이냐 아니냐가 상당히 고려돼야 되는 요소"라며 "이번 폭발이 있었던 지점은 개척을 해서 들어갔던 지점이기 때문에 아군의 특정 병력을 대상으로 한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보기에는 현재까지는 좀 제한된다"며 "이 부분은 좀 더 조사를 해서 명확하게 밝힐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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