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유리기판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대면적·고다층 제품을 실제 제작해 고객 검증에 돌입한 데 이어 TCL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SOT(차이나스타)도 샘플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009150)·
SKC(011790)·
LG이노텍(011070) 등이 개발 경쟁에 뛰어든 유리기판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본격 가세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 2026’에 삼성전기 유리기판이 전시된 모습. (사진=이명신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100×100㎜를 넘는 24층 유리기판을 제작해 자체 신뢰성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현재 고객 검증을 진행하는 동시에 실제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를 패키징해 전기적 특성과 신뢰성을 확인하고, 서버에서 구동하는 시스템 검증에도 착수했습니다.
앞서 BOE는 2024년 약 10억위안을 투자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뒤 TGV(유리관통전극) 가공부터 도금, ABF 빌드업, 후공정까지 전 공정을 연결했습니다. 지난해에는 20층 제품을 일부 중국 고객사에 공급해 일부 제품이 개념인증(PoC)을 통과하고 기술시험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BOE는 고객 물량과 양산 수율을 확보해 이르면 내년 1분기 양산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 2위 패널업체 TCL CSOT도 유리기판 전담 조직을 꾸리고 목표 고객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약 12층 샘플을 개발하고 목표 성능을 확보하면 파일럿 라인 구축에 나설 계획입니다. 향후 AI·고성능컴퓨팅(HPC)용 약 20층 제품 개발이 목표입니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보다 휨 현상이 적고 미세회로 구현에 유리해 대면적·고집적화하는 AI 반도체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꼽힙니다. 다만 유리 특성상 작은 결함에도 균열이나 깨짐이 발생할 수 있어 신뢰성과 수율 확보를 위해 업계의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국내 부품업계 역시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빅테크와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을 공동개발하며 일부 고객과 기술승인 및 샘플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달 열린 ‘KPCA 2026’에서는 약 150×150㎜ 크기와 약 30층 구조 등을 개발 사양으로 제시하고 유리기판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중심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칩을 유리기판 내부에 삽입하는 임베딩 제품은 전기적 특성 등에 대한 사전평가를 마치고 신뢰성평가에 들어갔습니다. 칩을 삽입하지 않는 논임베딩 제품은 공급사 선정 과제에 참여해 연내 기술검증(PoC) 착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SKC는 향후 3년간 유리기판 사업에 약 590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LG이노텍은 국내에 시범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고객사 및 관련 기술업체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유리 정밀가공 업체 유티아이와 기판 강도 향상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등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과 중국 업체 모두 본격적인 대량 양산 전인 만큼 고객 인증과 수율, 원가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초기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깨짐 현상에 따른 신뢰성 문제가 있다 보니, 고객사와 기술 검증 경험을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차세대 시장이라 선점 효과가 있을 텐데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는 점은 변수”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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