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수정·이혜지 기자] SPC 등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계약하며 '인생 2막'을 연 가맹점주들이 심각한 생존 위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매장을 운영할수록 순이익은 줄어들고 몸만 상하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가맹본부가 원부자재 유통마진(차액가맹금)을 취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깨고 '매출 기반 로열티 체제'로 전환하지 않는 한, '점주가 살아야 본사도 산다'는 말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는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로도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8~28일 SPC그룹의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 3곳(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 점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SPC 프랜차이즈 점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SPC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의 문제점 중 '원재료 가격 인상분 전가'를 20%로 가장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수익성 판단 시 매출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비용을 제외하고 가맹점주에게 남는 순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정만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현재 프랜차이즈업은 본사가 많이 가져가는 구조로 수익 기준이 법적으로 매출로 잡혀 있다"며 "본사는 매출 규모를 강조하지만 장사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순이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도 "(가맹점주는) 매출액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고정경비를 감안한 이후 이익이 난다"며 "매출이 기대보다 나오지 않으면 이익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SPC 본사. 전문가들은 매출보다 비용을 제외한 실질 순이익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점주 살아야 본사도 산다
전문가들은 가맹점의 수익 향상을 위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마진 구조를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 팀장은 "국내 프랜차이즈가 필수품목 지정을 통해 물류 과정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확대 시 가맹점의 구매 선택권이 줄고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필수품목 관련 이슈는 앞서 공정위 조치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일례로 공정위는 작년 3월 던킨이 주방 설비와 소모품 등 38개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가맹점에 구매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1억36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2018년 본사-점주 간 상생 협약을 통해 필수품목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한때 파리바게뜨의 필수품목은 3000개 이상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김주호 팀장은 "간판과 앞치마뿐 아니라 집게·종이·쟁반 등까지 굳이 SPC라는 로고가 드러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물품들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유통마진 중심의 사업 구조의 체질 전환 필요성도 대두됩니다. 박정만 변호사는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 사업 성장을 생각한다면 유통마진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로열티 중심의 사업 구조로 가져가게 되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로열티는 가맹점이 본사의 상표 사용권과 영업 노하우를 빌리는 대가로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고 대중 인지도가 긍정적이어야 로열티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매장. 전문가들은 가맹점의 수익 향상을 위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과 유통마진 구조를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뉴스토마토)
점주가 살아야 본사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가맹점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다양한 해법이 나왔습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SPC는 계열사를 통한 수직계열화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로, 원재료 공급부터 물류까지 그룹 내 계열사가 맡으면서 필수품목을 통한 유통마진이 결국 SPC 그룹 안에서 순환되는 구조"라며 "이렇게는 해외 진출을 하더라도 플랫폼 기업을 이길 수 없어서, SPC가 냉동 생지 기술을 개발해 사업을 키웠던 것처럼 노하우 중심의 사업으로 가야 한다"고 현재의 유통마진 극대화를 위한 사업 구조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는 현 사업 구조에 손을 대는 것은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 측 관계자는 "로열티 구조는 미국처럼 물류가 이동하기 어려워 유통마진을 남기기 힘든 지리적 환경에서 탄생한 것"이라며 "국내 프랜차이즈는 유통에 근본을 두고 발달한 산업이기 때문에 이를 통째로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확보한 새로운 상품과 운영 노하우를 국내 점포에 적용하고, 공동구매와 물류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