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백' 기준금리 인상에 금융권 희비
2026-08-27 14:41:48 2026-08-27 16:42:27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기준금리가 연속해 오르면서 금융업권별 희비가 갈리고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 여력 확대에 금리 상승까지 겹쳐 이자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반면 카드사와 저축은행은 조달비용 확대와 연체율 상승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보험사는 결이 조금 다른 상황인데요. 운용수익률 상승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실여신에 따른 대손비용이 늘고 보유채권 평가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마냥 반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은행, 대출여력 확대에 NIM 개선 겹호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습니다. 지난달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입니다.
 
은행권은 금리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힙니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의 NIM과 이자이익도 추가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완화했습니다.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는데요. 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대출 공급 여력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를 경우 대출자산은 물론 이자이익도 동시에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은행권 이자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 증가했습니다. 대출 공급 여력 확대에 기준금리 상승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하반기에도 이자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악화돼 연체가 늘어나면 은행은 해당 대출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합니다. 특히 지방은행은 지역 취약 업종 및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산건전성 악화에 더 민감할 수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핵심 수익지표인 NIM이 오르긴 하겠지만 확대 효과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줄어들고 대손비용 등 부실 비용은 누적될 수 있어 일방적인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반응했습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카드사·저축은행, 조달비용·연체 증가 '이중고'
 
카드사와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는 예금을 받을 수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이나 금융사 차입을 통해 영업자금을 조달하는데요.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로 발행하는 여전채뿐만 아니라 만기가 돌아온 기존 채권을 차환하는 비용도 올라갑니다.
 
A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최근 4.3%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 3%대 초반과 비교하면 1%p 가까이 오른 상태입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을 때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올수록 높아진 시장금리가 카드사의 실제 조달 원가에 계속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카드사가 조달비용 상승분을 카드론 등 대출상품 금리에 반영하기도 어렵습니다.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중·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를 과도하게 높이면 연체와 부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업카드사들의 신규 카드론 평균금리는 이미 연 14%를 넘어섰습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자금 대부분을 정기예금 등 금리에 민감한 상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이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 역시 수신금리를 빠르게 올려야 합니다.
 
대출금리에 조달비용을 그대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이 이미 취약한 데다 법정 최고금리 제한도 있습니다. 예금금리가 먼저 올라가고 대출금리 반영에는 한계가 생기면서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완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부동산 PF 익스포저도 또 다른 부담입니다. 저축은행들은 부실 PF 대출을 매각하거나 정상화펀드에 넘기면서 장부상 부실을 줄여왔지만 관련 자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더 오르면 개발사업장의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정상화가 늦어지고 향후 회수율이 떨어질 경우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조달비용까지 빠르게 늘어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모습. (사진=뉴시스)
 
보험사, 운용수익 개선에도 자본관리 부담
 
보험사의 경우 향후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계산해 보험부채로 잡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보험부채의 현재 가치가 낮아집니다. 보험부채 감소 폭이 자산가치 하락 폭보다 크면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에도 유리합니다. 높은 금리의 채권으로 재투자할 수 있어 자산운용수익률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축·연금보험 역시 공시이율을 높일 여지가 생기면서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게 됩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장기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국채와 회사채 등 장기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 기존에 낮은 금리로 매입한 채권의 평가가치가 떨어집니다. 
 
금리가 짧은 기간에 급등락할 경우 보험사의 자본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와 금리 민감도를 완벽하게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험부채 가치가 줄더라도 장기채권 가격이 더 크게 움직이거나 자산부채관리(ALM)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보험사는 K-ICS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입니다. K-ICS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야 하는 회사는 이전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합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완만하게 오를 때에는 부채 감소와 신규 운용수익률 상승이 긍정적이지만 금리 변동이 급격하면 채권 평가손실과 자본조달비용을 키운다"면서 "보험사별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에 따라 자본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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