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고라인 멈춘 만도…기아 셀토스 캘리퍼 부품 '몰래 외주생산' 의혹
작업중지 한달째인데 기아엔 부품 공급?…전용 각인도 없어
노조 "외주 생산 노사합의도 없었다"…만도 "사실 관계 확인 중"
2026-08-20 17:06:43 2026-08-20 20:00:36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HL만도 평택공장에선 셀토스 캘리퍼 부품 생산라인이 한 달째 멈춰 섰지만, 기아 공장엔 HL만도 이름을 단 셀토스 캘리퍼 부품이 계속 납품되고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HL만도 노동자들은 회사가 외부에서 '짝퉁 제품'을 받아 기아에 공급했다고 주장합니다. 평택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에만 새겨지는 전용 표시가 해당 부품엔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주 생산 추정품(왼쪽)과 HL만도 평택공장 생산품(오른쪽). (사진=독자 제공)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22일자로 HL만도 평택공장 일부 설비에 대해 작업을 중지시켰습니다. 이날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끼임 사고로 사망한 직후 내려진 조치입니다. 한 달째 작업이 멈춘 설비는 기아 셀토스의 브레이크 캘리퍼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캘리퍼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디스크를 압착해 차량을 감속·정지시키는 제동장치입니다.
 
문제는 평택공장에서 작업이 중지된 이후에도 기아 공장엔 HL만도 이름을 단 셀토스 캘리퍼 부품이 계속 공급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HL만도는 평택공장에서 제조한 정품엔 생산처를 구분하는 별도의 표식을 새깁니다. 그런데 작업 중지 이후 기아에 납품된 부품엔 이런 각인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부품에 적힌 생산 이력을 조회한 결과, 생산 시점은 8월2일 야간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평택공장의 생산이 멈춘 사이 다른 곳에서 만든 걸로 추정되는 짝퉁 부품이 HL만도 제품인 것처럼 기아에 납품된 셈입니다. 이런 사실은 기아 공장 노동자들이 먼저 부품의 이상을 확인하고, HL만도 평택공장 노조에 제보하면서 드러났습니다. 
 
HL만도 노조 관계자는 "평택공장에서 제조한 제품과 외주업체가 만든 제품은 타각 위치가 다르다"며 "기아에서 제보를 받은 제품과 평택공장 부품을 비교해 보니, 외주 물량인 걸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HL만도 노동자들은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뒤 노동부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외주 생산을 통해 짝퉁 부품을 만들고 납품한 것도 문제지만, 외주 생산을 위해 필요한 노사 합의조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겁니다. HL만도 단체협약은 회사가 기존 생산 물량을 외부 업체에 맡기려면 노조와 합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하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단체협약에 외주를 줄 때 노조와 협의하고 동의를 받도록 정해두었음에도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건 단체협약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생산 차질이나 납품 필요성이 있더라도 단체협약은 노사가 맺은 집단적 계약인 만큼 약속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외주화를 반복하는 방식은 중대재해를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HL만도 측에 직접 생산한 정품이 아닌 외주 제품을 기아에 납품했다는 의혹에 관한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HL만도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습니다. 
 
기아 측에도 입장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기아 관계자는 "기아는 HL만도가 뒤늦게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 변경을 신청한 이후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며 "현재 해당 부품의 재고 현황과 4M 변경 세부내용을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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